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래 글은 강석기의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에 언급된 단편 '코리'(앨리스 먼로)에 관한 내용이다. 그런데 코리가 릴리언에게 건넨 것은 수표가 아니라 현찰이다. 그리고 옮기지 않은 반전도 있다.

Fair use, https://en.wikipedia.org/w/index.php?curid=37378698






학술지 <사이언스>에 소설을 읽으면 타인에게 공감하는 능력이 향상된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났다.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2013년 10월 3일 온라인에 공개된 논문으로 ‘문학소설을 읽으면 마음의 이론이 향상된다Reading Literary Fiction Improves Theory of Mind’라는 제목이다.

문학소설을 읽으면 타인에 공감하는 능력이 향상된다는 최근 <사이언스>에 발표된 연구에는 앨리스 먼로의 단편 「Corrie」가 텍스트 가운데 하나로 쓰였다. 「코리」는 2012년 출간된 단편집 『디어 라이프』에 수록돼 있다.

부유한 사업가 칼턴 씨의 무남독녀인 코리는 소아마비로 다리를 저는 다소 억세게 생긴 26세 처녀로 아버지와 둘이 시골 저택에 살고 있다. 오지랖이 넓은 칼턴 씨는 성공회 신자도 아니면서 동네 명소인 성공회 교회를 자비를 들여 보수하는데, 젊은 건축가 하워드 리치가 공사를 맡았다.

하워드는 칼턴 씨의 집에 드나들게 되고 유부남이었지만 마음이 통하는 코리와 관계를 갖게 된다. 수년이 지나 칼턴 씨는 사망했고 혼자 남은 코리는 소일거리삼아 동네 도서관 사서로 일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하워드는 자신의 사무실로 둘의 관계를 언급한 편지가 왔다며 코리를 찾아온다. 예전에 코리의 집에서 가정부로 일하던 릴리언 울프라는 여성이 보낸 것이다. 결국은 그녀에게 매년 두 차례씩 돈을 건네기로 한다. 코리가 하워드에게 수표를 주면 하워드가 릴리언의 사서함에 넣는 방식이다. 그 뒤 더 이상 협박편지는 오지 않았다.

이렇게 십수 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코리는 우연히 릴리언의 사망소식을 듣는다. 장례식 날 도서관 근무를 핑계로 참석하지 않기로 한 코리는 결국 참지 못하고 장례식이 열린 교회로 간다. 그런데 한 여성이 그녀를 알아보고 왜 이제야 왔냐며 반긴다. 그녀는 릴리언에 대해 아주 좋게 말하는데다 생전에 릴리언에게서 코리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이야기한다.

"릴리언이 죽었어, 어제 묻혔어."곧 답장이 왔다. 역시 한 줄이다."이제 다 잘됐군, 기뻐. 곧 만나." - 누군가에게 공감하고 싶다면 앨리스 먼로의 단편을 읽으세요 (PART 9. 문학/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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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백과]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한국현대문학대사전, 2004. 2. 25., 권영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34898&cid=41708&categoryId=41737


문성근 배우가 낭독한 오디오북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박태원)을 다 들었다. 변사가 있는 무성영화를 본 것 같다. '춘향전'이 나오는 부분의 글을 옮겨둔다.














신경쇠약. 그러나 물론 쇠약한 것은 그의 신경뿐이 아니다. 이 머리를 가져, 이 몸을 가져, 대체 얼마만한 일을 나는 하겠단 말인고……. (중략) 문득 아홉 살 적에 집안 어른의 눈을 기어 춘향전을 읽었던 것을 뉘우친다. 어머니를 따라 일갓집에 갔다 와서, 구보는 저도 얘기책이 보고 싶다 생각하였다. 그러나 집안에서는 그것을 금했다. 구보는 남몰래 안잠자기에게 문의하였다. 안잠자기는 세책(貰冊) 집에는 어떤 책이든 있다는 것과, 일 전이면 능히 한 권을 세내올 수 있음을 말하고, 그러나 꾸중들우……. 그리고 다음에, 재미있긴 춘향전이 제일이지, 그렇게 그는 혼잣말을 하였었다. 한 분(分)의 동전과 한 개의 주발 뚜껑, 그것들이 17년 전의 그것들이, 뒤에 온 그리고 또 올, 온갖 것의 근원이었을지도 모른다. 자기 전에 읽던 얘기책들, 밤을 새워 읽던 소설책들. 구보의 건강은 그의 소년 시대에 결정적으로 손상되었던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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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04-21 2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곡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화면에 나오는 건물은 거의 100여년 전에 지은 것 같은 석조건물인데, 최근의 버스들이 지나가지 않는다면 이전 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 나와도 될 것 같아요.
소설가구보씨의일일도 오랜만에 다시 보는 것 같고요.
잘읽었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서곡 2024-04-21 21:38   좋아요 1 | URL
네 벌써 일요일 밤이네요 ㅋㅋ 서니데이님도 잘 쉬셨는지요? 슬슬 월말이 다가옵니다 일제시대 건물들을 보면 복합적인 감정이 듭니다 네 저도 구보씨의 일일 오랜만입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시길요~~
 

프렌치 프레스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96XX41700024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강석기 지음)으로부터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회장은 수년 전 한 인터뷰에서 가장 좋아하는 커피가 뭐냐는 기자의 질문에 뜻밖에도 ‘프렌치프레스French press’로 우려내는 커피라고 답했다.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팔지 않는(대신 기구는 판다) 방식인 프렌치프레스는 차를 우려내는 것과 같은 원리다. 원두를 갈아서 넣고 뜨거운 물을 부은 뒤 저어주고 5분쯤 둔 뒤 아래 필터가 달린 플런저로 눌러 가루가 걸러진 커피를 얻는다.

프렌치프레스커피는 드립커피가 따라올 수 없는 풍부한 바디감이 있어 좋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커피에 가루가 남아있어(종이필터에 비해 성기므로) 거슬린다는 사람도 있다. 쿰머도 책에서 "필터 드립 애호가와 우려내는 방식 애호가 사이는 종종 말이 통하지 않는다" 고 쓰고 있다. 필자도 몇 번 마셔봤는데, ‘커피를 만드는 최고의 방법’ 이라는 슐츠 회장의 말 때문인지 맛과 향이 꽤 풍부한 것 같기도 하다. - 맛이 좋은 커피, 몸에 좋은 커피 (PART 3. 영양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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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슈브니르'(이영지 지음)의 저자는 프렌치프레스로 아침 커피를 내려 마신다고. 선물받은 프레스를 가끔 쓰다가 버렸음. 아깝...

사진: UnsplashK8


[네이버 지식백과] 프렌치프레스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96390&cid=43667&categoryId=43667





나의 커피 역사가 파리에 오면서는 프렌치 프레스에 내려 마시는 모닝커피와 오후의 나른함을 한 번에 씻어 주는 에스프레소로까지 발전했다.

오후의 나른함은 에스프레소로 달래지만, 아침에는 뭐니뭐니해도 프렌치 프레스French Press로 즐기는 커피가 일품이다. 물론, 프랑스 사람들은 아침식사로 주로 카페오레만, 혹은 카페오레와 크로와상/타르트tarte를 먹지만, 난 언제나 프렌치 프레스로 추출해서 마시는 커피로 하루를 시작한다. 프렌치 프레스는 피스톤처럼 내리누르는 방식의 커피 조리기구로 이를 맛있게 먹으려면 당연 맛과 향이 풍부한 원두를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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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잇고 2024-04-22 2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 보고 크로와상 사왔어요.☺️☺️ 아주 맛있는 크로와상은 아니지만 내일 아침이 기대됩니다. 글에는 참 영향력이 있습니다!!!👍^^

서곡 2024-04-22 22:28   좋아요 1 | URL
앗 그러셨군요 ㅋㅋㅋ 커피나 코코아랑 함께 드시면 아주 맛있을 것입니다 내일 아침 굿모닝 인사 미리 드립니다 ㅎㅎㅎ 안녕히 주무시길요~~~
 

'핸드드립 커피 좋아하세요?'가 재작년 이 즈음 읽은 책이라고 북플이 알려준다. 집에서 가끔 커피드립을 한다. 맛이야 뭐 들쑥날쑥.


멜리타 드리퍼와 필터 By Elke Wetzig (Elya) - 자작, CC BY-SA 3.0, 위키미디어커먼즈


https://v.daum.net/v/20240323170254813 커피는 뽑는 건가, 타는 건가 [박영순의 커피 언어] 2024. 3. 23.





1908년 독일. 커피 애호가인 멜리타 벤츠 여사 또한 커피잔에 남은 찌꺼기 때문에 골머리를 적잖이 앓았나 보다. ‘저 진흙 같은 커피 알갱이들이 입안에 들어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였다. 그녀는 못과 망치를 이용해 금속 그릇 바닥에 구멍을 뚫고 그 위에 종이를 깔아 커피가루를 부은 다음 뜨거운 물을 흘려보냈다. 결과는? 커피 알갱이가 입안으로 들어올 염려도 없을 뿐만 아니라 쓴맛이 줄어들어 훨씬 부드럽고 깔끔한 커피 맛을 즐기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지금 즐겨 마시는 핸드드립 커피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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