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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림로즈(앵초) - 사진: UnsplashW i l l i a m R a y






충고 고마워요. 제 마음의 파수꾼으로 소중히 간직할게요.
하지만 오빠,성실하지 못한 목사님들처럼 나에게는 천국으로 가는 험한 가시밭길을 가르쳐주면서, 자기는 멋대로 놀아나는 탕아처럼 환락의 꽃밭이나 기웃거리는 건 아니겠죠?
나한테 지금 한 설교를 저버리지 마세요. - 제1막 제3장 폴로니어스 저택의 어느 방

I shall th‘ effect of this good lesson keep
As watchman to my heart. But, good my brother,
Do not, as some ungracious pastors do,
Show me the steep and thorny way to heaven;
Whilst, like a puff‘d and reckless libertine,
Himself the primrose path of dalliance treads
And recks not his ow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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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림로즈 By Anne Burgess, CC BY-SA 2.0, 위키미디어커먼즈






프림로즈는 가장 싱싱하고, 순수한 봄꽃이지만 청춘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희망뿐 아니라 위험도 뜻한다. 그 건강하던 에메랄드색 잎이 섬세한 꽃을 조롱이라도 하듯 병색이 도는 누런색으로 쉽사리 변하는 모습은 사람들로 하여금 프림로즈의 추락을 늘 경계하게 한다. 셰익스피어는 프림로즈에 ‘단정한prim’ 면이라고는 없다는 걸 알았으며 이들의 순진한 외모가 지닌 위험한 매력을 이해했다. 《맥베스Macbeth》에서 술 취한 성문지기는 "프림로즈 길을 따라 영원한 지옥불로 들어가는 자를, 직종을 가리지 않고 모든 업종에서 몇몇씩"을 들여보내길 기대한다.

이 성문지기의 음울한 농담은 셰익스피어의 또 다른 위대한 비극 《햄릿Hamlet》에서 오필리아가 자신의 사적인 행동을 충고하는 오빠 레어티스의 위선을 경고하며 비난하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레어티스가 오필리아에게는 "천국으로 가는 가파른 가시밭길"을 가리키면서 정작 그 자신은 "환락의 프림로즈 길을 밟고" 있음을 다시 생각해보라고 말이다. 어떤 길이나 오솔길에 줄지어 있는 프림로즈는 너무도 매혹적이고 순수해 보여서 그들이 우리를 선善과는 거리가 먼 곳으로 이끌지 모른다고 의심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되돌아오지 못할 만큼 너무 멀리 가버리기 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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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Kamala Bright








갓난아이가 전쟁터에서 버려져 울고 있는 꿈, 내가 낳은 아이가 죽어서 삼베에 꽁꽁 싸여 있는 꿈, 그리고 우리 벽 속에 숨겨져 있는 여인의 시체에 대한 꿈 등 갓난아이와 여자에 대한 꿈들을 계속 꾸었다. 나의 심리상담치료사는 나의 출생에 어떤 비밀이 있는 것 같으니 한국에 가서 그 비밀을 풀어보라고 권유했다. 나는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 집안의 비밀을 알아냈다.

"자네는 왜 남편을 자기 아이처럼 생각하는지 그것이 이상하구먼. 왜 성인 남자를 서너 살 된 아이처럼 생각하는 마음이 드는지 그 마음을 잘 들여다보게."

내 명상 속에서 나는 가슴에 머리가 들어갈 만한 큰 총구멍이 뚫린 고아였다. 그곳으로 계속 추운 바람이 휘몰아쳐 오고, 나는 거친 사막을 혼자서 건너고 있었다. 그 아이의 가슴은 찢어져서 피가 계속 흐르고 있었다. 아이의 다리는 추위와 배고픔, 그리고 기진맥진하여 후들거렸고, 아이의 눈에서는 눈물이 계속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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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홍세화)로부터


Station Parmentier Métro Paris Ligne 3 By Chabe01 - Own work, CC BY-SA 4.0, 위키미디어커먼즈


어제 부활절에 이어 오늘은 만우절, 올해는 부활절과 만우절이 붙어 있다. 오늘 만우절을 맞아 '만우절 바보'라는 제목의 미국 단편소설을 읽었다. 소설집 '브랜디 대신 커피 한 잔 하시겠어요?'에도 수록. 그리고 재작년 만우절에 읽은 윤성희 작가의 '날마다 만우절'도 함께.


만우절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07m1399a






독자 중에 파르망티에(Parmentier, Antoine Augustin : 1737~1813)라는 사람을 아는 분은 아주 드물 것이다. 그는 프랑스 땅에 감자를 들여와 전파시킨 사람이다.

프랑스 사람들은 새로운 양식을 ‘땅의 사과(pomme de terre)’라고 이름붙였다.

후세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의 배를 채워주고 굶어 죽는 사람을 줄여준 파르망티에를 기려 마땅했다. 그래서 파르망티에 로(路)라는 길 이름이 프랑스의 이 도시 저 도시에 생겨났다. 파리에도 파르망티에 로가 생겼고, 20세기 초에 그 길 밑으로 지하철이 다니게 되면서 역 이름도 파르망티에라고 붙였다.

노동자들끼리 논의한 끝에 350개가 넘는 파리의 지하철역 중에서 서너 개를 골라 역 이름을 만우절 하루 동안만 바꾸기로 결정했다. 그 서너 개의 역 중에 파르망티에 역도 선정되었다.

그리하여 지하철노동자들은 만우절날 새벽에 PARMENTIER (파르망티에)역에 표시된 PARMENTIER라는 표지판을 모두 POMME DE TERRE(감자)라고 바꾸었다. 서울 지하철에 ‘문익점’이라는 역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그 역 이름을 아무런 예고 없이 ‘목화’라고 바꾼 것과 같다. 혹은 ‘옥수수 박사’의 이름을 딴 ‘김순권’이라는 지하철역이 있다고 가정하면 그 역 이름을 ‘옥수수’로 바꾼 격이다.

사용자들을 골탕먹인 이 만우절행사 때문에 파리의 지하철노동자들 중에 견책받은 사람이 있었을까? 이런 질문을 잠시라도 품은 사람은 프랑스 사회에 속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오히려 프랑스 사회는 지하철노동자의 아이디어, 재치, 유머 감각에 찬사를 보냈고 또 그런 아이디어와 재치, 유머 감각을 가진 파리의 지하철노동자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 프랑스의 일반사람들 / 2부 프랑스사람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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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04-01 2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곡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어제는 부활절, 오늘은 만우절이네요.
날씨가 하루가 다르게 따뜻해지고 있어요.
4월에도 좋은 일들 가득하고 건강한 시간 되세요.^^

서곡 2024-04-01 21:10   좋아요 1 | URL
네 이 주 지나면 진짜 봄일듯요...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새 달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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