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박민정의 2018년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 '세실, 주희'를 읽었다(계간 문학동네 2017년 가을호 수록작으로서 저자의 작품집 '바비의 분위기'에 실려 있다).

cf. 2018 경향 신춘문예 평론부문 당선작 | 인아영 ‘유토피아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박민정론)’ https://m.khan.co.kr/culture/book/article/201801012047005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By Sakaori (talk) - 자작, CC BY-SA 3.0,위키미디어커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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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경 작가와 이해영 감독의 영화 '독전' 감독판을 보고, 내친 김에 원작 영화 '마약전쟁'(원제 '독전' 영제 'drug war')까지 보았다(우리 영화가 리메이크작이다). 홍콩의 두기봉 감독의 연출이다. 그의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작품은 처음 본다. 와, 우리 나라 것과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원작은 이른바 홍콩 느와르에 중국대륙풍을 더하여 거침 없이 직진하고 돌진한다. 그에 비해 우리 영화는 변화구를 많이 던진다. 흥미진진하게 보았다. 


영화 '마약전쟁', 하드보일드한 범죄영화의 매력 http://m.cine21.com/news/view/?mag_id=98074

독전이 두기봉의 마약전쟁과 비교해 창의적인가? http://m.cine21.com/news/view/?mag_id=90342 (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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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의 '결국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거야 1 - 뉴욕의 여신' 중  '2 우리는 모두 꿈을 찾아 이곳에 왔다'의 첫 글 '뉴욕, 160년 역사상 최초의 아시아계 여교수'로부터


조니 미첼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661 (배순탁)

[네이버 지식백과] 일곱 송이 수선화 [Seven Daffodiles] (이야기 팝송 여행 & 이야기 샹송칸초네 여행, 1995. 5. 1., 삼호뮤직)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7530&cid=42596&categoryId=42596





나는 내가 한국 역사상 가장 멋있는 여자라고 생각하는 ‘황진이’의 안방을 상상하며 꾸민 침실에 누워, 열린 한국 창호지 문 사이로 우리 학교 채플의 종탑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침 햇살을 받아 종탑이 황금빛으로 빛났다.

황금빛 아침 햇살에 산과 들 눈뜰 때······
그 맑은 시냇물 따라 내 맘도 흐르네.
가난한 이 마음을 당신께 드리리.
황금빛 수선화 일곱 송이도······.

양희은의 노래가 떠올랐다. 자줏빛 보료, 자줏빛 한국 솜이불 속에 누워 나는 이 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래,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을 주는 거야. 미국 사람도 사람은 사람이니까, 언어를 넘어선 진실한 마음을 그들도 읽을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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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헨리 - 크리스마스 선물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펭귄클래식 오헨리단편집 '마지막 잎새' 수록작 '사랑의 봉사'는 순서 상 '크리스마스 선물' 바로 앞에 있는데, 가진 건 재능과 잠재력 밖에 없는 젊은 예술가 부부의 이야기로서 크리스마스가 배경이 아닐 뿐 다른 버젼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할 만한 내용이다.

하이델베르크 - 사진: Unsplashyeonhee


결국 이 커플은 생존을 위해 예술이 아닌 일을 할 수밖에 없게 되고, 서로에게 비밀로 하다가 사고가 나는 바람에 진실이 드러난다. 누가 알겠는가, 어려운 시기를 잘 견디다가 훗날 재능을 꽃피우게 될 수도 있다. 그렇지 않을 가능성 또한 엄연히 존재하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내가 보기에 이들에게 가장 좋은 건 이 비좁은 아파트에서의 일상생활, 다시 말해서 하루 수업이 끝난 후에 열정적으로 떠들어대는 수다와 마음 편한 저녁 식사, 신선하고 가벼운 아침 식사, 이제는 상대방의 야망이나 혹은 다른 사소한 것들과 뒤섞여 버린 야망의 교류, 두 사람 사이에 주고받는 도움과 격려, 그리고─부디 나의 예술성 없는 표현을 눈감아 주기를─밤 11시에 먹는, 올리브와 치즈를 넣은 샌드위치였다.

"여기 잠깐 앉아봐, 델리어." 조가 말했다. 그는 부인을 의자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그녀 옆에 앉아서 팔로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델리어, 지난 두 주일 동안 무슨 일을 했던 거지?" 조가 물었다.

"의심하지 않았어. 오늘 저녁까지는 말이야. 아마 앞으로도 영영 몰랐을 거야. 오늘 오후에 내가 보일러실에서 이 솜뭉치와 연고를 올려 보내지 않았더라면 말이야. 위층에서 일하는 어떤 여자가 다리미에 손을 데었다는 소리를 들었거든. 나는 이 주 전부터 바로 그 세탁소 보일러실에서 불 떼는 일을 해왔어." "그럼 당신은 그림을 판 게 아니……."

순간 두 사람은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이윽고 조가 입을 열었다. "누구든 자기의 예술을 사랑하게 되면 어떤 봉사라도 서슴지 않게……." 그러자 델리어가 손으로 그의 입을 막았다. "아니, 그게 아니지." 그녀가 말했다. "‘누구든 서로를 사랑하게 되면’이라고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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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숙 배우의 낭독으로 오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들었다. 며칠 전 늦은 밤에 듣다가 스르르 잠이 들었더랬다. 오늘은 해 떨어지기 전에 말짱한 정신으로 다 완청했다. 손 배우님의 감정표현이 절절하다. 펭귄클래식판 오헨리 단편집을 펼쳐 다시 한 번 읽는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D L McCarragher님의 이미지






이제 델러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은 갈색 폭포처럼 눈부시게 찰랑찰랑 흘러내리고 있었다. 거의 그녀의 무릎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카락은 그것만으로도 옷으로 삼을 수 있을 지경이었다. 이윽고 델러는 다시 민첩하고 초조하게 머리카락을 말아 올렸다. 그리고 일 분쯤 망설이며 거울 앞에 서 있었다. 닳아빠진 붉은 카펫 위로 눈물이 한두 방울 똑똑 떨어졌다.

"정말 당신 머리카락이 없어졌단 말이오?"그는 거의 넋이 나간 표정으로 물었다."찾아봐야 아무 소용도 없어요."델러가 말했다."팔았다니까요. 말했잖아요. 팔아서 없어졌어요.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예요. 여보, 그러니 다정하게 대해 줘요. 당신을 위해서 팔았어요. 어쩌면 내 머리카락은 헤아릴 수 있을지 모르죠."

델러는 갑자기 진지하고 다정하게 말을 이었다."그렇지만 당신에 대한 내 사랑은 아무도 헤아릴 수 없어요. 짐, 이제 고기를 올릴까요?"

"당신이 머리를 자르든 면도를 하든 샴푸를 하든, 내 아내에 대한 애정을 조금이라도 줄어들게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소. 하지만 그 꾸러미를 풀어보면, 내가 왜 처음에 잠시 얼이 빠졌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될 거요."

오늘날의 현명한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자면, 지금껏 선물을 준 모든 사람 중 이 두 사람이 가장 현명했다. 선물을 주고받은 모든 사람 중에서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가장 현명하며 세상에서 가장 현명하다. 그들이 바로 동방박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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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 헨리 - 사랑의 봉사 / 누구든 사랑하게 되면
    from 에그몬트 서곡 2022-12-17 12:28 
    펭귄클래식 오헨리단편집 '마지막 잎새' 수록작 '사랑의 봉사'는 순서 상 '크리스마스 선물' 바로 앞에 있는데, 가진 건 재능과 가능성 밖에 없는 젊은 예술가 부부의 이야기로서 크리스마스가 배경이 아닐 뿐 다른 버젼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할 만한 내용이다. 결국 이 커플은 생존을 위해 예술이 아닌 일을 할 수밖에 없게 되고, 서로에게 비밀로 하다가 우연히 사고가 난다. 누가 알겠는가, 이 시기를 잘 견디면서 재능을 꽃피우게 될 수 있다. 그렇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