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me As You Are (Live In Seattle, Seattle Center Arena - January 7, 1994) · Nirvana
어머니는 내가 잠들지 못하면 중요한 것을 헤아리라고, 양은 절대로 세지 말라고 했다. 별을 세라. 메르세데스벤츠의 종류를 열거해라.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이름을 대라. 앞으로 몇 년을 살지 헤아려라. 이대로 잠을 못 잔다면 창밖으로 뛰어내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담요를 가슴까지 당겼다. 미국 주도의 이름을 하나씩 읊었다. 여러 꽃 이름을 댔다. 청색 계열의 이름을 열거했다. 세룰리안. 카데트. 일렉트릭. 틸. 티파니. 이집션. 페르시안. 옥스퍼드. 나는 잠들지 않았다. 잠이 오지 않았다. 잘 수가 없었다. 떠올릴 수 있는 새 이름을 최대한 많이 헤아렸다. 80년대 TV 프로그램의 이름을 떠올렸다. 뉴욕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을 생각했다.
자살한 유명인의 이름을 댔다. 다이앤 아버스, 헤밍웨이 일가, 메릴린 먼로, 실비아 플라스, 반 고흐, 버지니아 울프. 불쌍한 커트 코베인.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후 울었던 횟수를 셌다. 흐르는 시간의 초를 셌다.시간이 이런 식으로 영원히 흘러갈 수도 있겠구나, 나는 다시 한번 생각했다. 시간은 그럴 것이다. 그 무한성이 꾸준히, 그리고 일제히, 내가 있든 없든 영원히 펼쳐진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