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log.aladin.co.kr/790598133/15091446 작년 오늘에 이어 '말테의 수기'(릴케) 2부 중 탕자 이야기로부터

Prodigal son - Constantin Brâncuși - WikiArt.org 콘스탄틴 브랑쿠시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0b2133b






그는 집 안에 남아서 그들이 상상하고 있는 생활의 껍데기로만 살 것인가? 그들 모두의 얼굴까지도 닮게 될 것인가? 의지의 섬세한 성실성과 그 성실성을 그의 내부에까지 부패시키는 서투른 기만 사이에서 자신의 감정을 나누며 살아갈 것인가? 겁쟁이 같은 마음만을 가진 가족들을 해칠 수 있는 존재가 될 것을 단념할 것인가?

아니, 그는 떠날 것이다. 이를테면 그들이 어설픈 추측에 따라 선택한 선물, 또한 모두를 부드럽고 온화하게 만들 선물을 준비하고 생일 테이블을 열심히 장식하고 있는 그 순간에도 소년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떠날 것이다. 아무도 당시의 그를 사랑받는다는 무서운 처지로 끌어들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느 누구도 결코 사랑하지 않겠노라, 그가 얼마나 굳게 결심했는지는 여러 해가 지난 후에야 비로소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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