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녀가 마주친다. 브론스키가 본 안나.
Vivien Leigh - Anna Karenina 1948
Greta Garbo - Anna Karenina 1935
그가 뒤를 돌아보았을 때 그녀 역시 고개를 돌렸다. 짙은 속눈썹 때문에 검게 보이는 빛나는 잿빛 눈동자가 마치 지인을 알아본 것처럼 그의 얼굴을 호의적으로 잠시 주시하더니, 곧바로 누군가를 찾으려는 듯 다가오는 한 무리의 사람들에게로 시선이 옮겨 갔다. 그 짧은 눈길을 통해 브론스끼는 그녀의 얼굴에 아른거리는, 그리고 빛나는 두 눈과 진홍빛 입술을 빙긋이 끌어당기는 희미한 미소에서 감도는 억제된 생기를 감지할 수 있었다. 마치 무언가가 그녀의 존재를 가득 채우고 넘쳐흘러서 의지와는 무관하게 시선의 광채나 미소를 통해 발산되는 것만 같았다. - 제1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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