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첫 주가 지나가고 있다. 찜통 더위......모리아크의 장편 '사랑의 사막'(최율리 역)으로부터.
사랑의 사막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47XX65200068
사진: Unsplash의Steph Sm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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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몽은 의식적으로 마리아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그날 처리해야 할 일들을 떠올려보았다. 수첩을 꺼내고 오늘에 해당하는 페이지를 펼쳤다. 그러자 갑자기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왜 갑자기 오늘 하루의 시간이 영원처럼 느껴질까? 하루를 채울 거라고 믿었던 일과들이 갑자기 보잘것없이 줄어든 것인가? 아침에는 무슨 일이 있을까? 아침은 오직 사막일 뿐. 오후는 어떨까? 오후의 미팅 두 개는? 아무 소용 없다. 마치 깊은 우물 속을 굽어보는 어린아이처럼, 레몽은 다가올 하루를 아득한 마음으로 바라보았다. 이 우물 속에 던질 거라고는 조약돌 몇 개밖에 없어. 무엇으로 이 구멍을 메워야 하지? 이 거대한 공허를 채우려면, 오직 한길밖에 없다. 마리아 크로스의 저택으로 찾아가는 일. 현관 벨을 울리고 내 방문을 알려야 해. 그리고 그녀가 거하는 방에 함께 앉아서, 무슨 화제가 됐든 그녀와 이야기를 나눠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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