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지식백과] 립 밴 윙클 [Rip Van Winkle] (낯선 문학 가깝게 보기 : 영미문학, 2013. 11., 조윤주, 이동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996806&cid=41773&categoryId=44395



한동안 립이 집에서 쫓겨나면 가는 모임이 있었다. 그 모임은 조지 3세의 붉은빛 도는 초상화가 걸려 있는 작은 여인숙 앞 벤치에서 열렸고, 마을의 현자와 철학자, 그리고 한가한 사람들이 참석했다. 그들은 그늘에 앉아서 일정한 주제 없이 마을에서 일어난 사소한 일들이나 별것도 아닌 문제를 끝없이 따분하게 늘어놓으면서 길고 나른한 여름날을 보냈다.

불운한 립은 결국 이 비밀 모임마저 아내에게 들켰고, 아내는 이 조용한 모임에 느닷없이 들이닥쳐서는 참석자들에게 모두 쓸모없는 인간들이라고 소리쳤다.

불쌍한 립은 이제 거의 자포자기 상태가 되었다. 농장 일과 아내의 악다구니에서 도망칠 방법은 이제 총을 들고 숲으로 들어가 돌아다니는 일뿐이었다.

립이 산을 막 내려가려고 하는데 멀리서 울리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립 밴 윙클! 립 밴 윙클!"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산을 가로질러 날아가는 까마귀 한 마리뿐 아무도 없었다. 환청을 들었나보다 생각하고 다시 내려가려고 고개를 돌리자 다시 고요한 저녁 공기를 뚫고 똑같은 외침이 들렸다."립 밴 윙클! 립 밴 윙클!"

낯선 사람이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천천히 바위를 올라오고 있었다. 인적 드문 이런 곳에서 사람을 보게 되어 깜짝 놀라면서도 그는 곧 그 사람을 도와주려고 급히 아래로 내려갔다.

산을 타고 올라가는 동안 립은 가끔 멀리서 천둥소리처럼 뭔가 길게 구르는 울림소리를 들었다. 깊은 계곡이나 높다란 바위 사이 갈라진 틈에서 생겨나서 두 사람이 올라가고 있는 울퉁불퉁한 길 쪽으로 울리는 것 같았다. 립은 잠깐 멈추어 섰지만 이내 천둥을 동반한 일시적인 소나기 소리라고 생각하고 계속 걸어갔다. 산 정상 부근에서는 그런 소나기가 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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