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지식백과] 서울, 1964년 겨울 [─一九六四年─]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cf. 2023 김승옥문학상 대상작 '사슴벌레식 문답'(권여선) 리뷰 '사슴벌레는 어디로든 들어온다'를 쓴 평론가 양윤의는 권여선의 이 작품 속 문답을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 속 대화와 연결시킨다. “안형, 파리를 사랑하십니까?” “김형, 꿈틀거리는 것을 사랑하십니까?” '서울 1964년 겨울'이 1965년 발표작이라는 사실과 권여선이 1965년 생이라는 사실이 겹쳐지니 시대적 운명성에 가까운 어떤 관계가 갑자기 드러난다.





"안 형, 파리를 사랑하십니까?"
"아니오. 아직까진……."
그가 말했다.
"김 형은 파리를 사랑하세요?"
"예."
라고 나는 대답했다.

"날 수 있으니까요. 아닙니다. 날 수 있는 것으로서 동시에 내 손에 붙잡힐 수 있는 것이니까요. 날 수 있는 것으로서 손안에 잡아본 것이 있으세요?"
"가만 계셔 보세요."
그는 안경 속에서 나를 멀거니 바라보며 잠시 동안 표정을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말했다.
"없어요. 나도 파리밖에는……."

"김 형, 꿈틀거리는 것을 사랑하십니까?"
하고 그가 내게 물었던 것이다.
"사랑하구 말구요."
나는 갑자기 의기 양양해져서 대답했다. - 서울, 1964년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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