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원의 단편 '우리의 환대'로부터
퍼스(호주) 사진: Unsplash의 Shawn P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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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은 아내와 함께 아들 영재를 만나러 가고 있었다. 그들은 지난 삼 년 동안 서로를 보지 못했다. 영재는 호주 남서부 끝에 있는 퍼스에 살고 있었다.
재현은 창밖을 바라보았다. 끝없이 펼쳐지는 초원에 검은 소 무리가 보였다가 사라졌다. 차가 지나갈 때마다 풍경이 조금씩 바뀌었지만 어디를 가나 쨍한 빛이 내리쬐는 한가로운 경치였다. 너무나 환해서 눈이 시릴 정도였다. 차는 크게 휘청이며 좌회전을 했다. 잠시 후 재현은 옆으로 바다를 낀 채 해안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밖을 보세요."
영재는 드라이브를 하기 위해 이 길을 선택했다고 했다. 잠시 후 창밖으로 바다가 드넓게 펼쳐졌다. 푸른 바다 위로 부서진 해 조각이 번쩍였다. 순간 그는 눈을 질끈 감았다. 도저히 눈이 부셔서 똑바로 뜰 수가 없었다. 눈두덩이 위로 따뜻한 기운이 닿는 게 느껴졌다.
"좋죠?"
영재는 음악을 틀며 말했다. "그래, 진짜 좋구나."그는 창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었다. 그리고 눈을 뜨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햇빛이 끈질기게 그의 얼굴 위로 따라붙었다. 그렇게 차가 달리는 동안 그는 몇 번이고 눈을 움찔움찔 떨었다. - 장희원, 우리의 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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