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 소설집 '칼다 기차의 추억'(이준미 역)에 실린 '양동이를 탄 남자'로부터 아래 옮긴다. 이 작품은 작년에 출간된 '돌연한 출발 - 카프카 탄생 140주년 기념 단편선'(전영애 역)에는 '양동이 기사'란 제목으로 수록, 그리고 '독일 단편소설 걸작선'(산지니) 카프카 편에는 '석탄 통을 타는 사나이'란 제목이다.
Der Kübelreiter – Wikipedia
Untitled (Buckets), 1995 - Harmony Hammond - WikiArt.org
"웬걸요." 나는 소리친다. "나예요, 오래된 단골이요, 분명히 신용은 있지만, 지금 당장은 다만 가난하기만 한."
"부인." 상인이 말한다. "누군가 있소. 내가 그렇게 착각할 리가 없지. 내 마음에 호소할 줄 아는 것을 보니, 아주 오래된 단골이 틀림없소."
"여보, 어디 아파요?" 아내가 말하고 잠깐 쉬면서 뜨개를 가슴에 댄다. "아무도 없어요. 골목길은 텅 비어 있어요. 우리의 모든 고객들은 다 준비해 뒀어요. 우리는 며칠 가게를 닫고 쉴 수 있어요."
"당신은 여기 계세요. 당신이 정 고집을 부린다면, 내가 올라갈게요. 오늘밤 당신 기침이 심하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영업을 위해서라면 설령 착각이라 할지라도, 당신은 아내와 자식을 잊고 당신의 폐까지도 희생을 시키려 하니까, 내가 갈게요."
"그렇다면 그에게 우리 창고에 갖고 있는 모든 종류를 말해 줘요, 내가 뒤에서 가격을 불러 줄 테니." - 양동이를 탄 남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