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안나 까레니나' 하권으로부터 옮긴다. 키티와 레빈의 결혼식 장면이다. 

Levin and Kitty(Anna Karenina) By Artist Elmer Boyd Smith 1899


유자나무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56XX12400720 '등자나무'를 검색하니 유자가 등자라는 결과가 나온다. 아래 옮긴 글에 나오듯 결혼식 화관에 등자나무꽃이 쓰인다. 참고로 펭귄클래식코리아본(윤새라 역)은 '오렌지꽃'으로 번역했다. 결혼식 신부의 오렌지꽃 착용을 딴 책에서도 본 기억이 난다. 





키티는 이미 오래전에 채비를 다 마치고서 흰색 드레스와 긴 면사포, 등자나무 꽃 화환을 쓴 채 혼례식 대모인 친언니 리보바 부인과 함께 셰르바쯔끼 일가 저택의 홀에 서서는, 신랑이 교회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자기 쪽 들러리가 전해 오기를 벌써 반 시간이 넘도록 헛되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에게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도 예뻐 보였는데, 이는 꽃이라든가 면사포라든가 파리에서 주문해 온 드레스가 미모에 뭔가를 더해 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인위적인 화려한 차림새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사랑스러운 얼굴과 시선, 그 입술의 표정이 여전히 똑같은, 그녀만의 순진무구한 진실함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당신이 도망치려는 줄로만 알았어요.」 키티는 이렇게 말하고 살포시 웃었다.

「너 좀 추운 거 아니야? 얼굴이 창백해. 잠깐만, 고개 좀 숙여봐!」 키티의 큰언니 리보바 부인이었다. 그녀는 아름답고 통통한 두 팔을 둥글게 모아 동생의 머리 위에 얹힌 꽃을 바로잡아 주었다. - 제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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