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 소설집 '칼다 기차의 추억' 표제작 '칼다 기차의 추억'으로부터


Passing Train - Albert Bloch - WikiArt.org




내 오두막 주변의 더할 나위 없는 이 평지는 눈길이 미치는 곳 어디에도 전혀 솟아오른 곳 없이 개간되지 않은 채 펼쳐져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 땅을 정복하기에는 너무 허약했다. 다루기 어려운 이 땅은 초봄까지는 꽁꽁 얼어 있었고, 심지어 나의 날카로운 새 곡괭이에도 저항했다. 땅 속에 씨앗을 묻는 것은 완전히 절망적이었다. 나는 이 일을 하면서 자포자기적인 발작을 일으켰다. 하루 종일 나무침상에 누워 열차가 도착해도 전혀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그냥 침상 바로 위에 있는 틈 밖으로 머리만 내밀고는 내가 아프다고 통보했다.

"자네는 자주 아프군." 그들이 나에게 말했다. "자네는 병에 잘 걸리는 사람이야. 여기서 더 이상 승진하지 못할 걸세."

그들은 나를 슬프게 만들려고 그렇게 말했던 것이 결코 아니고, 단지 가능하다면 진실을 뭉뚱그려 말하려고 고심 했던 것이었다. 그들은 대부분 눈알을 독특하게 희번덕거리며 그렇게 말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