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로네이즈 ‘영웅’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97XXXXXXX811 Polonaise in A♭ Major Op.53 “Heroic Polonaise” (쇼팽)



"일단, 어둡고 열정적인 눈빛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들어오자마자 커피를 달라고 하더군요. 커피를 한 잔 내오자 마르타는 단숨에 들이켜고 한 잔을 더 부탁했습니다. 나는 아예 커피 주전자 하나를 가득 채워서 스튜디오에 준비해주고 음향실로 건너갔습니다. 처음에는 피아노를 시험해보는 것처럼 손가락으로 무심하게 건반을 쓸어보더군요. 그러고 나서 곧바로 〈폴로네즈 Op. 53〉를 쳤어요. 나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나도 모르게 ‘지이이저스!’라고 외쳤습니다. 옆에 앉아 있던 음향기사도 ‘와우!’라고 바로 화답했고요."

"마르타 아르헤리치는 왜 그렇게 빨리 치는가?"라는 질문에 쇼팽 연주의 대가 블라도 페를뮈테르Vlado Perlemuter는 늘 이렇게 대답한다. "마르타는 그렇게 할 수 있으니까요."

쇼팽은 연주자를 독점하려는 작곡가인데 마르타는 이런 유형의 인간관계를 아주 질색했다. 그러면서도 쇼팽에게 끌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루어질 수 없는 내 사랑이지요."

그렇지만 마르타는 독주회에 쇼팽 작품이 하나만 들어 있어도 독보적인 소리가 나온다는 것을, 객석에서 즉각 행복에 겨운 신음이 터져나온다는 것을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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