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폴리스 -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도시의 역사로 보는 인류문명사'의 뉴욕 편 중 영화 '킹콩'에 관한 부분을 가져온다.
[네이버 지식백과] 킹콩 [KING KONG]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 2005. 9. 15., 스티븐 제이 슈나이더)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71927&cid=42619&categoryId=42619
영화 '킹콩' (1933) King Kong 1933 Promotional Image -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블록버스터 영화 〈킹콩〉(1933년)에서 맨해튼 섬은 킹콩의 고향인 해골섬Skull Island과 흡사한 일종의 산악지대로 변신한다. 해골섬에서 생포되어 뉴욕으로 끌려온 킹콩은 난동을 부리다가 앤 대로Ann Darrow를 움켜쥐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기어 올라간다. 킹콩이 보기에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해골섬 산꼭대기의 보금자리를 빼닮은 곳이다. 킹콩은 사슬을 끊고, 뉴욕 거리의 촘촘하고 시끄러운 협곡으로 나와 6번가의 고가철도를 부순다. 〈킹콩〉의 감독 메리언 C. 쿠퍼Merian C. Cooper는 어릴 적에 그 고가철도를 지나다니는 열차 때문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한다. "그 빌어먹을 것을 부숴버리고 싶다고 생각하곤 했다."
〈킹콩〉은 그런 환상을 채워준다. 킹콩은 도시를 자유로이 누비는 자연적인 생명력이다. 복수가 필요한 킹콩의 원시적 힘은 대공황의 진원지인 세계적 금융 중심지를 위기로 몰아넣는다. 킹콩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위시한 뉴욕의 여러 건물에 올라가는 장면은 지금도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기차를 때려 부수고, 인간들이 세운 가장 높은 고층건물을 기어 올라가는 모습을 통해 킹콩은 비인간적 창조물들을 압도하고, 인공적 환경에서 마구 날뛰는 모습을 보이며 산꼭대기에 올라가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채워준다.
킹콩과 뉴욕의 아찔한 만남은, 1930년대의 마천루 스카이라인이 점점 위기로 치닫고 있다는 점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증거였다.
맨해튼의 그 콘크리트 절벽은 기진맥진한 1930년대에 할리우드식 환상을 투영하기에 완벽한 배경이 되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마천루의 유혹에 넘어간 뉴욕은 한 번 더 매력과 꿈의 장소, 미국의 부흥을 상징하는 곳이 되었다. 1933년 3월 2일, 〈킹콩〉이 뉴욕에서 개봉했다. 이틀 뒤,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미국의 32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 11장 마천루가 드리운 그림자 / 뉴욕, 1899~193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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