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림로즈 By Anne Burgess, CC BY-SA 2.0, 위키미디어커먼즈


프림로즈는 가장 싱싱하고, 순수한 봄꽃이지만 청춘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희망뿐 아니라 위험도 뜻한다. 그 건강하던 에메랄드색 잎이 섬세한 꽃을 조롱이라도 하듯 병색이 도는 누런색으로 쉽사리 변하는 모습은 사람들로 하여금 프림로즈의 추락을 늘 경계하게 한다. 셰익스피어는 프림로즈에 ‘단정한prim’ 면이라고는 없다는 걸 알았으며 이들의 순진한 외모가 지닌 위험한 매력을 이해했다. 《맥베스Macbeth》에서 술 취한 성문지기는 "프림로즈 길을 따라 영원한 지옥불로 들어가는 자를, 직종을 가리지 않고 모든 업종에서 몇몇씩"을 들여보내길 기대한다.

이 성문지기의 음울한 농담은 셰익스피어의 또 다른 위대한 비극 《햄릿Hamlet》에서 오필리아가 자신의 사적인 행동을 충고하는 오빠 레어티스의 위선을 경고하며 비난하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레어티스가 오필리아에게는 "천국으로 가는 가파른 가시밭길"을 가리키면서 정작 그 자신은 "환락의 프림로즈 길을 밟고" 있음을 다시 생각해보라고 말이다. 어떤 길이나 오솔길에 줄지어 있는 프림로즈는 너무도 매혹적이고 순수해 보여서 그들이 우리를 선善과는 거리가 먼 곳으로 이끌지 모른다고 의심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되돌아오지 못할 만큼 너무 멀리 가버리기 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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