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원 '흐름 속으로-등잔'  돌림노래처럼..시간에 새겨진 '다른 나'를 바라보다] https://v.daum.net/v/20190723171201261


년 이효석문학상 작품집에 수록된 김채원의 단편 '흐름 속으로-등잔'으로부터 옮긴다. 아래 글 속 정과 연은 자매로서 정이 언니, 연은 동생이다. 김채원의 언니 고 김지원도 소설가였고 둘 다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자매의 어머니는 소설가 최정희.


cf. 소설가 김채원의 단편 영화「거울 속의 샘물」2015. 1. 9. https://youtu.be/usq1MAtilGg 동명의 단편이 소설집 '쪽배의 노래' 마지막 수록작이다.




어느 때던가 연은 여름방학 숙제인 일기를 《학원》 잡지에서 베꼈다. 나중에 그것을 본 정이 연에게 사정하였다. 이것을 절대로 내면 안 된다고, 자신이 전부 다시 써주겠다고 했다. 연은 일기가 수준 높게 써진 듯하여 마음이 흡족하였기에 싫다고 했다. 일테면 이런 문장들이었다. ‘오늘 오후 강가에 나갔다. 오수의 태양이 빛나고 있었다.’ 오수의 태양이 무슨 의미인지도 모른 채 썼던 것이다. 그때 정이 그렇게 열심히 연을 설득하며 사정하던 모습,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그렇게도 자신을 송두리째 양보하는 손이 있을 수 있을까. (흐름 속으로-등잔 | 김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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