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한 마지막 북클럽'(윌 슈발브 지음, 전행선 옮김)에 엄마의 이름에 얽힌 재미 있는 부분이 있어 가져온다. 엄마가 빨강머리 앤(ann에 e를 붙여 달라고 한) 애독자?
Vase. Night-blooming cereus and Queen Anne's lace, 1914 - Louis Comfort Tiffany - WikiArt.org
어머니는 내게 대신 서류를 작성하게 했고, 나는 칸을 메우기 시작했다. ‘M-A-R-Y A-N-N-E.’ 넘겨다보고 있던 어머니의 안색이 당황스럽게 변했다.
"얘, 너 잘못 쓰고 있어. 끝에 ‘E’는 안 들어가는 거야. 그냥 ‘M-A-R-Y A-N-N’이거든.""그렇지만 늘 끝에 ‘e’를 붙여서 쓰셨잖아요."
말을 끝맺자마자 나는 어머니가 어린 시절부터 글로 적을 때는 끝에 ‘e’를 붙인 ‘앤Anne’을 이름으로 적었지만(어쩌면 영국의 ‘앤 여왕’처럼 좀더 영국적인 ‘앤’으로 보이고 싶어서였을지 모르겠다), 실제 이름은 메리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e’가 없는 앤Ann은 어머니의 중간 이름이었다. 지금껏 나는 어머니의 이름도 모르고 살아왔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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