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클래식 코리아 '위대한 개츠비'에 부록처럼 실려 있는 '무너져 내리다'(1936) 2부 '다시 붙이다'로부터. 이 자전적 에세이는 '망가지다'란 제목으로 피츠제럴드 작품집 ‘어느 작가의 오후’(무라카미 하루키 엮음)에도 포함되어 있다.


['망가진 3부작'에서는 오랫동안 많은 것을 실제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좋아하는 것처럼 착각하며 살았다는 깨달음의 순간이 담겼다. 그동안 세상의 욕망을 그대로 투영한 어떤 견고한 환영에 경도되어 살고 있었음을 자각하자 엄청난 충격과 함께 그 욕망은 산산이 부서져 사라진다. 그것은 무한한 자유를 선사하지만 동시에 삶의 추진력도 앗아가버린다. "이제 하고 싶은 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걸 알지만 하고 싶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은 뒤의 절망. 그 기나긴 우울의 끝에서, 사람은 이런 종류의 충격에서는 결코 회복될 수 없으며 그저 다른 새로운 사람이 될 뿐이라는 인식이 찾아오고 "나는 이 새로운 인식과 더불어 어떻게든 살아남을 것이다."라는 선언으로 나아간다.]출처:'어느 작가의 오후' 책소개


피츠제럴드 By Saphier -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정말로 어두운 밤을 보내고 있는 영혼에게는 언제나, 매일매일이 새벽 3시다. 그 시간에는 어린애 같은 꿈속으로 도피함으로써 현실 직시를 가능한 한 오래 피하려 하지만 세상과의 다양한 접촉에 의해 계속해서 깜짝 놀라 꿈에서 깨게 된다.

십육 년 동안 나는 부자들을 불신하면서도, 그들의 기동성과 그들 중 일부가 영위하는 우아한 삶을 누리는 데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 일하면서 살았다.

자아가 없다는 것은 이상한 기분이었다. 마치 커다란 집에 홀로 남겨진 소년이 된 것만 같았다. 그는 자기가 원하는 것은 뭐든지 할 수 있음을 알지만 하고 싶은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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