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owdrop - Kay Nielsen - WikiArt.org
'안데르센 동화집'(배수아 옮김) 중 '눈의 여왕'에서 '세 번째 이야기 요술쟁이 노파의 정원'으로부터 설강화(눈풀꽃)가 말하는 장면을 가져온다.
By Amanda Slater from Coventry, West Midlands, UK - Snowdrops and Raindrops, CC BY-SA 2.0, 위키미디어커먼즈
화단은 기가 막히게 아름다웠고 달콤한 꽃향기가 천지에 가득했다. 모든 종류의 꽃이 계절과 무관하게 한꺼번에 피어 있었다. 그림책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찬란하고 생생했다.
설강화(雪降花)는 무슨 말을 했을까?
"두 그루의 나무 사이에 긴 나무판자가 밧줄로 매달려 있어. 그게 그네라는 거야. 눈처럼 하얀 옷을 입은 귀여운 여자아이 둘이 모자에 달린 초록색 비단 리본을 바람에 날리면서 그네를 타고 있단다. 아이들의 오빠는 그네 위에 서 있어. 떨어지지 않게 한쪽 팔에 밧줄을 단단히 감은 자세야. 한 손에는 조그만 그릇을, 다른 손에는 도자기 대롱을 들고 있어. 비눗방울을 부느라고 그런 거지. 그네가 앞뒤로 흔들리면서 오색의 영롱한 비눗방울이 햇빛 속으로 날아올라. 파이프에 달린 채 막 부풀어 오르는 비눗방울은 바람이 살짝만 불어도 이리저리 흔들리거든. 조그만 검은 개 한 마리가 비눗방울처럼 가볍게 뒷발로 일어서서 그네 위로 막 올라타려고 해. 그때 그네가 높이 올라가는 바람에 개는 아래로 떨어지고 말지. 개는 약이 올라서 컹컹 짖어 대. 그네는 흔들리고, 아이들은 개를 보며 웃고, 비눗방울이 햇빛 속에서 터지고, 풍경은 거품 속에서 갈기갈기 찢어지지. 이것이 바로 내 동화야!" - 눈의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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