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의 산문 '코끼리를 쏘다'(조지 오웰 지음, 이재경 옮김)를 읽었다.
[Burma (aka Myanmar). Elephants are used by allied forces.]
나는 마음 한편으로는 영국의 식민 통치를 피지배민의 의지를 영구히 탄압하는 거역할 수 없는 폭정으로 여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불교 승려의 창자에 총검을 찔러 넣는 것보다 더 짜릿한 즐거움은 없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상반되는 두 가지 감정은 제국주의의 흔한 부산물이다. 인도에 있는 영국 공무원 아무나 잡고 (물론 근무 중이 아닐 때) 물어보라.
그러던 어느 날, 우회적으로 깨달음을 주는 일이 일어났다. 사건 자체로만 보면 사소한 일이었다. 하지만 제국주의의 본질, 즉 압제 정부의 진정한 작동 원리를 어느 때보다 또렷하게 간파하게 해준 사건이었다. 도시 반대편에 있는 지서의 경위에게서 아침 일찍 전화가 왔다. 코끼리 한 마리가 시장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다며 어떻게든 조치를 취해달라는 요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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