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의 산문 '코끼리를 쏘다'(조지 오웰 지음, 이재경 옮김)를 읽었다.



[Burma (aka Myanmar). Elephants are used by allied forces.]

나는 마음 한편으로는 영국의 식민 통치를 피지배민의 의지를 영구히 탄압하는 거역할 수 없는 폭정으로 여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불교 승려의 창자에 총검을 찔러 넣는 것보다 더 짜릿한 즐거움은 없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상반되는 두 가지 감정은 제국주의의 흔한 부산물이다. 인도에 있는 영국 공무원 아무나 잡고 (물론 근무 중이 아닐 때) 물어보라.

그러던 어느 날, 우회적으로 깨달음을 주는 일이 일어났다. 사건 자체로만 보면 사소한 일이었다. 하지만 제국주의의 본질, 즉 압제 정부의 진정한 작동 원리를 어느 때보다 또렷하게 간파하게 해준 사건이었다. 도시 반대편에 있는 지서의 경위에게서 아침 일찍 전화가 왔다. 코끼리 한 마리가 시장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다며 어떻게든 조치를 취해달라는 요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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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라탄이즐라탄탄 2023-11-30 18: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열린책들에서 나온 조지오웰 산문선을 읽었었는데 거기에서 봤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네요. 코끼리가 나오는 걸 보니 조지오웰의 <버마 시절> 의 내용과 오버랩되는 것 같기도 하더라구요. 서곡님 덕분에 예전에 읽었던 책을 잠시나마 추억해볼 수 있게 된 듯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서곡 2023-11-30 18:32   좋아요 1 | URL
네 댓글 감사합니다 어떤 번역으로 읽을까 하다가 이 걸로 읽었는데요 열린책들 것도 참고해야겠습니다 이 달의 마지막 저녁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