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해설(김수이)의 일부이다.

Autumn Rhythm (Number 30), 1950 - Jackson Pollock - WikiArt.org






김채원의 ‘환’ 연작에는 대략 다음과 같은 전제가 깔려 있다. 인간은 운명적으로 상처와 혼란을 피할 수 없는데, 삶이 지닌 모호하고 불투명한 본질과 수시로 바뀌는 변화의 속성 때문이다. 삶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은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불안한 타자에 불과하다. 비유하자면, 인간은 결정적 증거가 소실된 현장에서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탐정과 같다. 인간은 자신의 삶과 존재의 실체를 찾기 위해 바로 자신을 수색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수정하고 은폐하게 된다. 삶과 자아의 실체가 불투명하므로, 인간은 그 모호한 실체에 대한 간섭과 개입을 멈출 수 없는 것이다. 즉, 정답이 없다는 사실은 여러 개의 답이 가능함을 암시한다. 삶의 이러한 다면성이 인간을 무한히 꿈꾸게 하고, 또 한없이 분열시킨다. - 해설(김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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