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헤스의 말 : 언어의 미로 속에서, 여든의 인터뷰'로부터 옮긴다.
보르헤스
나는 아주 큰 건물 안에 있었어요. 벽돌 건물이었지요. 빈 방이 많았어요. 커다란 방이었고, 벽돌 방이었어요. 나는 이 방 저 방 돌아다녔지요. 방에는 문이 없는 것 같았어요. 나는 계속 마당으로 나가는 길을 찾고 있었죠. 한동안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한 후에 난 소리를 질렀어요. 하지만 아무도 없었죠. 그 커다랗고 상상력이 부족한 건물은 텅 비어 있었고, 나는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어요. 이건 미로의 꿈일 거야. 그러니까 난 어떤 문도 찾을 수 없을 거야. 이 많은 방 중에서 어느 한 방에 앉아 그저 기다리기만 해야 할 거야. 언젠가는 깨어나겠지.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어요. 내가 이건 미로의 악몽이라는 걸 깨닫고 속으로 중얼거렸을 때, 나는 미로의 속임수에 빠지지 않게 된 거예요. 그래서 그냥 바닥에 앉아 있기만 했지요. - 내가 잠에서 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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