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스 해밀턴 -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변신 이야기'(오비디우스 지음, 이종인 옮김) 중 제10권 '오르페우스의 노래'가 아래 발췌글의 출처이다.
Orfeo ed Euridice: Dance of the Blessed Spirits · James Galway https://youtu.be/vzL0g5gYoGY
글룩의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중 '정령들의 춤'을 듣는다.
오르페우스의 새 신부가 숲속 님프들의 배웅을 받으며 풀밭을 걸어갈 때, 독사가 이빨로 발목을 물어 새 신부는 쓰러졌다.
대왕의 아내 프로세르피나는 차마 오르페우스의 간원을 거절하지 못했고 명계를 다스리는 대왕도 마찬가지인지라 그들은 에우리디케를 불렀다. 그녀는 최근에 들어온 망령들 사이에 있었고 발을 다쳤기 때문에 천천히 걸어왔다.
그들이 지상으로 올라가는 등성이 진 길은 깊은 정적에 잠겨 있었고 가파르면서도 어두웠고 짙은 안개가 끼어 있었다. 이제 그들은 지표면의 가장자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까지 올라왔다. 여기에 도달하자 오르페우스는 아내가 올라오는 도중에 힘이 부치지는 않는지 또 어떻게 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싶어서 사랑이 담긴 눈빛으로 뒤를 돌아다보았다. 순간, 에우리디케는 지하 세계로 미끄러졌다. 양손을 내뻗으면 서 오르페우스의 내민 손을 잡으려 했으나, 이 불행한 여인은 허공을 움켜쥘 뿐이었다. 이제 한 번 더 죽게 되었지만 남편에 대하여 전혀 불평하지 않았다. (자신이 진정 사랑 받았다는 것을 알았는데 무엇을 불평할 수 있겠는가?) 그녀는 남편의 귀에 들릴락 말락하게 〈안녕〉이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지하 세계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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