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사람을 보라, 이름은 프란츠, 성은 카프카. 그는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았을까? 설마 모르진 않았겠지......



Auf Sylt (On Sylt) 1911 By Hans Hartig * - Public Domain, 키미디어 커먼즈 * German painter (1873-1936) 


[네이버 지식백과] 질트 [Sylt] (유럽지명사전 : 독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938807&cid=66751&categoryId=66755 휴양지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이 편지는 카프카가 자기 아버지에게 쓴 편지만큼 유명해지지는 않았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편지였다. 기가 막히는 편지다. 8월 28일, 그러니까 괴테의 생일에 카프카는 펠리체의 아버지에게 쓴 편지에서 딸을 자기에게 맡기겠냐고 묻는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자기에게 딸을 맡기는 것에 대해 간절하게 경고하고 있다.

"저는 과묵하고, 비사교적이며, 짜증을 잘 내고, 이기적이며, 우울증이 있고, 정말 병약합니다. 저는 최고이자 가장 다정한 가족 안에서, 이방인보다 더 낯설게 살고 있습니다. 저는 최근 몇 년 동안 어머니와 하루에 평균 스무 마디도 나누지 않았고, 아버지와는 인사말 이상은 나눠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결혼한 누이들과 매제들과는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닌데 아예 말을 하지 않습니다. 가족에게 저는 함께 사는 사람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건강한 처녀로서 진정한 결혼의 행복이 예정되어 있는 심성을 지닌 당신의 따님이 그런 인간 옆에서 살아야 할까요?

세상 그 누구보다 그녀를 사랑하긴 하지만 바꿀 수 없는 운명의 힘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자기 방에 처박혀 있거나 혼자서 돌아다니는 남자 옆에서 수녀같이 살아가는 것을 견뎌야 할까요?"

카프카의 편지에 충격을 받은 펠리체는 8월에 질트로 떠난다. 질트와 프라하 사이에 수많은 편지가 오고간다. 카프카가 올 것인지 말 것인지, 이곳의 변덕스러운 기후가 그에게 이로울지 말지. 물론 결국 그는 오지 않는다. 캄펜*의 카프카라, 아주 멋진 일기가 나왔을 텐데.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 질트 섬의 한 구역.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미 2023-09-06 14: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신을 주의하라는ㅋㅋㅋ카프카의 mbti가 몹시 궁금해집니다. ISTP이 아니었을지...^^

서곡 2023-09-06 14:29   좋아요 1 | URL
엌 엠비티아이 ㅎㅎㅎ 흠 재미있네요!!! 덥습니다 오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