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를 쓴 메리 셸리의 아버지 윌리엄 고드윈의 저서 '질문하는 법'(원제 The Enquirer: Reflections on Education, Manners, and Literature)에 실린 글 '어린 시절의 독서 취미' 중 마지막 부분을 발췌했다.
윌리엄 고드윈 (퍼블릭도메인, 위키미디어커먼즈)
어린 시절에 형성된 독서 취미가 재능을 가진 사람의 가장 뚜렷한 표식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주어진 환경이 적절치 않다면 어린 독자는 그저 비생산적인 허영 덩어리나 문학적인 게으름뱅이가 될 수도 있다. 태어날 때부터 무르익은 천재성은 금방 소멸해 버릴 운명일지도 모른다. 천재가 될 수많은 재목이 때 아닌 불행을 겪으며 재능이 채 무르익기도 전에 스러져 간다. 그렇지만 가장 두려운 일은 인생의 거친 역풍이 재능을 가진 모험가를 천 마일쯤 날려 버려 재능과 상관없는 노예 노동에 시달리는 신세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역풍은 평온한 여가가 주는 온화한 영향을 그가 누리지 못하게 하거나 기후가 음산한 지역으로 그를 몰아넣어 반쯤 핀 희망의 꽃을 돌이킬 수 없이 망가뜨린다.*
* 봄의 꽃이 봉오리를 채 벌리기도 전에 벌레가 너무 자주 갉아먹고, 아침 이슬과 같은 청춘의 때에는 전염성 독기에 가장 약한 법이다. (「햄릿」 1막 3장)
사고방식이 천재의 본질을 설명해 준다면, 그것은 노동의 희생양도, 공포와 좌절과 혐오감의 노예도 되어선 안 된다. 진짜 위험은 바로 이것일지 모른다. 잘난 척하는 속물이 되는 것. 그런 성향이 어릴 때 형성된 독서 취미 때문인지 아니면 오히려 불행히도 너무 늦은 나이에 독서를 취미로 삼은 탓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 어린 시절의 독서 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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