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지식백과] 모비딕 출간 (죽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세계 역사 1001 Days, 2009. 8. 20., 마이클 우드, 피터 퍼타도, 박누리, 김희진)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799940&cid=43082&categoryId=43082
영화 '더 웨일'을 본 후 어제 멜빌의 '모비딕' 일부를 일별했다. 'D. H. 로렌스의 미국 고전문학 강의'(D.H.로렌스 지음, 임병권 옮김) - '미국 고전문학 연구'란 제목의 딴 번역본도 있다 - 에 모비딕 리뷰가 있는데 재미 있는 글이다. 조금만 옮긴다.
물론 그(-모비 딕)는 하나의 상징이다. 무엇의? 멜빌 자신조차 정확하게 알고 있었는지 의심스럽다. 그것이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다.
《모비 딕》은 위대한 책이다.
처음에는 소설의 문체 때문에 흥미를 잃는다. 마치 언론 기사처럼 읽힌다. 소설이 겉으로만 그럴싸한 느낌이다. 멜빌이 독자에게 무엇인가를 설명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허나 성공하지 못한다.
그리고 멜빌은 정말 다소 훈계조다. 그는 자기 자신을 의식하고, 자의식이 강하고, 심지어 자기 자신에게조차 무엇인가를 설명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야기를 시작할 때부터 일말의 깊은 신비주의에 푹 빠지는 것도 역시 문제다.
멜빌보다, 심지어 《모비 딕》처럼 위대한 작품에서까지 나쁜 취향이라는 면에서, 더 광대 같고, 더 투박하고 훈계조인 그런 사람은 있을 수 없다. 멜빌은 자신에 대해 확신이 없기 때문에 설교하고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는다. 그는 자주, 정말 아마추어처럼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는다.
그러나 멜빌은 비록 그가 훈계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고 해도, 심오하고 위대한 예술가였다. 그는 늘 자기 앞에 청중이 있는 것처럼 느낀다는 점에서 진짜 미국인이었다. 그러나 그가 미국인임을 망각할 때, 모든 청중을 잊고 세계에 대한 그의 이해 그 자체만을 우리에게 말해줄 때, 그는 훌륭하고, 그의 책은 영혼 속의 고요함, 경외감을 장악한다.
이 소설은 심오한 의미의 난해한 비교적秘敎的 상징주의를 담고 있는 책이고, 동시에 상당히 따분한 책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위대한 책, 대단히 위대한 책이고, 지금껏 쓰인 소설 중 가장 위대한 해양소설이다. 이 소설은 영혼 속에 경외감을 불러일으킨다. - 11장 허먼 멜빌의 《모비 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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