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옮긴 글의 출처는 정서웅 역 '마을의 로미오와 줄리엣'(열림원)이다. 토지를 놓고 이웃인 두 아버지는 불화한다.
'마을의 로미오와 줄리엣' 삽화(1919) by Ernst Würtenberger (1868-1934) - 퍼블릭도메인, 위키미디어커먼즈
젤트빌라는 옛말에 의하면 쾌적하고 양지바른 장소를 의미한다. 따라서 실제로 이런 이름의 작은 도시는 스위스 어느 곳이든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이 도시의 특징이자 기이한 운명이기도 하다. 즉 시 당국은 부유한데 주민은 가난하다는 사실 말이다. 요컨대 젤트빌라 사람들은 가진 것이 없었고, 수백 년 동안 도대체 무엇으로 살아왔는지 아무도 모른다.
젤트빌라 사람들은 선량하며 매우 즐겁게 살아간다. 안락함을 그들 특유의 살아가는 기술로 여긴다.
다른 도시 사람들이 무언가를 시작해 우여곡절을 겪으며 강해지는 시기에 이르면, 젤트빌라에서는 이제 끝장이다. 그들은 일을 중단하고, 극히 정상적인 젤트빌라 사람이라도 먼 곳에 가서 무기력한 자, 신용의 낙원에서 추방된 자로 살아간다.
늙어가는 가련한 젤트빌라 사람들은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부지런한 사람들이 된다.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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