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16가지 꽃 이야기'는 부제가 '계절마다 피는 평범한 꽃들로 엮어낸 찬란한 인간의 역사'이고 원제는 'Blooming Flowers: A Seasonal History of Plants and People'인, 영문학자 캐시어 바디가 쓴 책이다('The New Penguin Book of American Short Stories, from Washington Irving to Lydia Davis'란 저서를 올려둔). 사계절마다 네 종류씩 총 16가지 꽃들이 나오는데 여름의 첫 꽃이 장미로서 버지니아 울프가 등장한다.





영국 큐 가든의 장미 (Pixabay로부터 입수된 Philippe Gras님의 이미지)







빅토리아 시대의 정서적인 관습은 근대와 현대의 감성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19세기는 꽃의 시대였다. (중략) 상징을 너무 많이 붙인 장미는 이제 꽃무늬 천, 레이스 깔개, 의자 덮개, 응접실의 칙칙한 화분처럼 어색하고 부담스럽다.

버지니아 울프는 특히 빅토리아 시대와 완전히 단절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로 결심했다. 그러려면 자부심이 강한 장미의 본성을 인정해야 했다. 울프는 왜 장미가 "열정을 상징하고, 축제를 장식하고, (인간의 슬픔을 안다는 듯) 관에 눕게 되었는지"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울프는 장미가 어떻게 오후 내내 땅에 조용하고 굳건하게 서 있는지 관찰하기 위해 실제로 장미를 샅샅이 살펴보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장미의 상징이 슬금슬금 되살아났다(빅토리아 시대가 아니라 현대의 상징이긴 하지만). 울프의 장미는 그냥 서 있는 게 아니었다. 블룸즈버리 그룹의 진짜 회원처럼 침착한 태도로 완벽하게 품위 있고 흠잡을 데 없이 꼿꼿하게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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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버지니아 울프 - 행복 / 장미
    from 에그몬트 서곡 2023-07-24 18:21 
    Yellow coloured cultivated rose in Kew Gardens, England. 1 June 2012 By Emőke Dénes - kindly granted by the author, CC BY-SA 4.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20067954* 영국 큐 식물원의 장미원 https://www.kew.org/kew-gardens/whats-in-the-garde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