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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Evgeny Matveev


매일 오후에 아주 나이 든 여인들이 한 사람씩 장작더미를 짊어지고 열을 지어 우리 집 밖 도로를 지나간다. 모두 체구가 작고 나이와 햇볕 때문에 미라처럼 바싹 말랐다.

언젠가는 1.2미터도 되지 않을 것 같은 가여운 노파가 엄청나게 큰 장작더미를 짊어지고 천천히 내 앞을 지났다. 나는 노파를 멈춰 세우고는 5수짜리 동전(1파딩•이 조금 넘는다) 한 닢을 손에 쥐어주었다. 노파는 거의 비명에 가까운 울음으로 대답 했는데 고마움의 표현이기도 했지만 놀라움이 더 큰 듯했다. 아마 그 노파가 보기에는 내가 자신의 존재를 알아차리는 것 자체가 거의 자연의 법칙을 위반하는 일이었던 듯하다.

그녀는 나이 든 여자라는 자기 자리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러니까 짐을 나르는 짐승이라는 자리 말이다. 한 가족이 길을 갈 때 보면 아버지와 다 큰 아들은 당나귀를 타고 앞서가는데 나이 든 여인이 짐을 짊어지고 걸어서 그 뒤를 따라가는 모습이 흔하다. • 구 페니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영국의 옛 화폐. - 조지 오웰, 마라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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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3-07-20 2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눈 앞에 그려지는 것 같네요. 노년 여성의 처지가 참...

서곡 2023-07-20 20:50   좋아요 1 | URL
네 특히 마지막 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