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구나 비치 (Pixabay로부터 입수된 bianca-stock-photos님의 이미지)
박완서 단편집 '그리움을 위하여'와 '친절한 복희씨'에 실린 '후남아, 밥먹어라'의 후남은 미국으로 이민간 남성과 결혼하여 한국을 떠난 여성이다. 아래 부분 속 화자는 후남의 남편이다.
식당을 쉬는 날 아내를 데리고 집에서 가까운 라구나 비치로 피크닉을 간 적이 있다. 이민 초기 이 큰 나라에서 툭하면 왜 그렇게 가슴이 답답해지곤 했던지, 가슴이 옥죄어 미칠 것 같을 때 그 바닷가에 가면 속에 맺혔던 게 탁 터지면서 갈매기처럼 미소하고 자유로워지는 걸 느끼곤 했다. 그는 아내에게도 그 아름다운 비치가 위안이 되길 바랐다. 어머머, 지구가 정말로 둥그네. 그게 아내의 첫 탄성이었다. 뭘 보고 지구가 둥글다는 건지 처음에 그는 아내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내가 수평선을 가리켰다. 섬도, 곶도, 시야를 방해하는 아무것도 없이 열린 수평선은 아닌 게 아니라 완만한 호로 보였다. - 후남아, 밥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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