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한도’라는 글씨에서 시작된 그림은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소나무 가지 끝에 남아 있는 솔잎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글씨와 그림이 자연스럽게 혼융되는 경지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리고 그 접점에서 ‘정희’라는 붉은색의 인장이 환하게 맞아준다. 나무는 솔잎에서 끝이 나지만 인장을 통해 그 기운이 다시 ‘세한도’라는 글자에까지 이어지게 한 것이다. 마치 본래 소나무의 일부였다는 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