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 작가들의 산문 모음집인 '천천히, 스미는'에 실린 버지니아 울프의 '야간 공습 중에 평화를 생각하다'(1940)로부터 일부 옮긴다. 울프는 그 다음 해인 1941년 3월에 스스로 세상을 하직한다. RIP. * 이 글은 버지니아 울프 산문집 '존재의 순간들'과 '런던 거리 헤매기'에도 실려 있다.


남편 레너드 울프에게 남긴 유서(1941) By Virgina Woolf - http://www.openculture.com/2013/08/virginia-woolfs-handwritten-suicide-note.html, CC BY-SA 4.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47881789


왜 베개에 머리를 파묻고 귀를 틀어막아버리지 않는가? 왜 생각을 창조한다는, 이 쓸모없는 활동을 그만두지 않는가? 왜냐하면 고관과 장교의 탁자, 회의 탁자 말고도 다른 탁자가 있기 때문이다. 쓸모없다는 이유로 우리가 개인적인 생각을 포기한다면, 티테이블 사색을 멈춘다면 영국 청년에게 도움이 될 또 다른 무기를 준비해주지 못하지 않을까?

시대의 흐름은 빠르고 격렬하다. 확성기와 정치인이 내뱉는 말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매일 그들은 우리가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자유로운 국민이라고 떠들어댄다.

우리 발을 묶는, 무의식에 잠재된 히틀러주의를 의식으로 끌어올려보자. 그것은 침략하려는 욕망이다. 남을 지배하고 노예로 만들려는 욕망이다.

그들은 다른 사람을 노예로 만들려는 노예들이다. 우리 자신을 노예 상태에서 해방시킬 수 있다면 우리는 남자들을 압제에서 해방시킬 것이다. 히틀러들을 키우는 것은 노예들이다. - 버지니아 울프, 야간 공습 중에 평화를 생각하다(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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