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1926년 02월 24일자 5면, 사회면 1926년 2월 22일 자유연애 대강연회에 선 일엽 김원주, 경성 중앙기독교청년회관(위키백과)


신여성 김일엽(본명 원주)은 세상의 왈가왈부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최선의 수단이 출가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입산하기로 결심하게 된 결정적 계기에 관하여 쓴 부분을 아래 옮긴다. 춘원 이광수도 이 회고담에 등장한다.cf.[일엽은 그의 호이자 불교 승려가 된 뒤의 법명으로도 썼다. 이는 춘원 이광수가 그의 문체와 문장력을 높이 평가하여 '한국 문단계의 일엽'이 되라는 뜻에서 일엽이라 지어주었다.] (위키백과)


나는 내게 있는 것은 다 쏟아내고 지내는 그러한 여인이라, 곧 사랑도 못 믿을 것으로 느낀 그 심정을 동아일보에 발표하였더니, 그때 그 신문 편집자인 설의식씨가 가십난에 "눈 가리고 아옹!"이라고, "그대가 사랑을 버리고 살아!"하면서 비웃는 말을 했다.

내가 시비할 마음으로 간 것은 아닌 것 같은데 그 이튿날 그 편집실에 갔더니, 설 씨는 얼굴빛이 핼쑥하게 변해지고, 국장인 이광수씨는 "공인이기 때문에 옳고 그르건 간에 공언을 듣게 되는 것이니 어찌 생각하지는 마오"하고 위로인지 사과인지 부드러운 말로 일러주던 기억이 떠올라 지금도 나의 미소가 내 눈가를 가늘게 주름 잡히게 한다.

그때 곧 입산하려는 생각을 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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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06-04 2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일엽의 회고록이 있었군요.
그도 그렇지만 종합풀판범우가 계속 책을 내고 있었네요. 올해도.
사실 예전에 범우사에서 나온 책들이 좀 유명했거든요.
싸게 살 수 있어서 많이 읽었는데 지금은 워낙 쟁쟁한 출판사들이 많고
윤형두 사장이 돌아가서 그런지 거의 잊혔지요.
이 페이퍼 보니 옛날 작가들 책이 문득 읽고 싶어지네요.^^

서곡 2023-06-04 20:25   좋아요 1 | URL
네 종합출판범우로 검색해보면 책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신여성들이 잊혀지지 않고 계속 읽혀지기를 바래봅니다 일요일 밤 잘 보내시고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