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그림 형제의 텍스트에서는 공주가 물레에 찔려 깊은 잠에 빠지게 됐을 때 왕과 왕비를 포함해 성 전체가 저절로 잠에 빠진다. 말하자면 페로의 텍스트에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세계에서처럼 시간의 흐름에 의해 지배 받는 자가 둘은 존재한다.
왕과 왕비는 삶과 죽음이라는 자연 법칙에 구속되므로 100년 후 공주가 깨어났을 때 픽션 세계에 모습을 드러낼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객관적 시간의 흐름이 그림 형제의 픽션 세계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가시장미공주」에서는 100년이란 시간이 흘러도 모든 것이 100년 전 그대로인 것이다.
「가시장미공주」에서는 시간과 관련된 표현들의 등장 회수가 페로의 동화와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훨씬 적고 표현 자체도 ‘어느 날’, ‘한 번은’처럼 불확정적이고 추상적인 것에 국한됨으로써, 그림 형제는 동화의 주요 특성 가운데 하나인 무시간성을 「가시장미공주」에서 완벽하게 구현해내고 있다.]
출처: 박지희, 샤를 페로와 그림 형제 동화의 비교 - 「잠자는 숲 속의 미녀La belle au bois dormant」와 「가시장미공주 Dornröschen」를 중심으로(2013)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17854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