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홉 살 때 처음 완성한 단편소설은 아직도 가지고 있다. 사악한 요정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였다. 다른 사람들은 그를 미쳤다고 생각하지만, 마침내 요정들이 열쇠구멍으로 미끄러져 들어와 그를 잡아간다.

우리*가 주로 찾아다닌 것은 최고로 ‘시시한‘ 잡지들이었다. 그런 시시한 이야기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이런 문장으로 시작하던 단편이 기억난다. "태초에 새가 있었노라." 우리는 그 새를 정말 좋아했다. 그리고 다른 작품(같은 작품이었나?)의 이런 마지막 문장도 좋아했다. "그대가 태어난 큰도마뱀의 점액질로 돌아가라!" * 그녀와 오빠

나는 다른 것들도 닥치는 대로 읽었고, 스물다섯이 될 무렵에는 소설이라는 예술 분야에서, 그리고 글쓰기라는 기술의 분야에서, 거장이나 본보기로 인정할 만한 작가는 톨스토이와 디킨스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오만함에 버금가는 회피 성향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나 자신의 상상을 외부에 드러내는 일을 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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