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냘레스 계곡의 풍경. 2004 CC BY-SA 3.0, 위키미디어커먼즈
카요라르고델수르섬의 해변. 2006 By Vgenecr, CC BY-SA 3.0, 위키미디어커먼즈
우리는 쿠바에서 제일 존경받는 ‘바발라오(Babalao, 샤먼)’의 집을 찾는 중이었습니다. 쿠바의 전통 종교인 ‘산테리아(Santeria)’는 원주민의 영성, 아프리카의 민속 종교, 가톨릭이 혼합되어 만들어진 것으로, 바발라오는 산테리아의 사제입니다. 바발라오 중의 바발라오, 그들 중 가장 권위 있는 사제를 ‘이파’라고 부르는데, 그 이파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지요.
당시 우리 셋은 다 인생이 꼬일 대로 꼬인 상태였습니다. 두 남자는 일 때문에, 저는 애정 문제 때문에 고민이 많았지요. 우리와 다른 인식 체계로 신(神)과 인간의 세계를 연결하는 샤먼은 때로 대단한 예언자의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옵니다. 그래서 우리는 풀리지 않는 인생의 문제를 가지고 조언을 듣기 위해 이파를 찾았습니다.
몇 달, 몇 해가 걸려야 해답이 보일까 말까 하는 정신 분석이나 심리 상담에 비하면, 그의 진단과 처방은 거침이 없었고 무례할 정도로 단순했습니다. 나보다 앞서 공수를 받은 두 남자는 모두 큰 충격을 받은 듯 보였습니다. 이파는 교수인 두 남자에게 한 사람은 사업가가 되라 했고, 다른 사람에게는 방송계로 나가라고 충고했습니다.
드디어 제 차례가 되었는데, 그는 애정 문제에 대한 제 질문에는 대답도 않은 채 묻지도 않은 말부터 먼저 시작했습니다. 그의 깡마른 검은 몸에서 눈빛만 불처럼 타올랐습니다.
"왜 당신은 안전한 학교에서 학생들이나 가르치고 있는 것이오? 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모르오? 당신은 분열이 있는 곳에 다리를 놓고 평화를 만들기 위해 온 것이오. 더 늦기 전에 빨리 가장 위험한 곳으로 가시오. 총알도 당신을 비켜 가고 폭탄도 당신을 비켜서 터질 것이오. 시간이 없으니까 빨리 행동에 옮기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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