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Henry Fuseli, Public Domain,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6927129 "Hamlet and his father's ghost" by Henry Fuseli (1780s drawing)


[네이버 지식백과] 꿈의 해석 [Die Traumdeutung] - 무의식의 바다에서 태어난 생명 (서양의 고전을 읽는다, 2006. 5. 22.)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892555&cid=60618&categoryId=60618





『오이디푸스 왕』에서는 토대가 되는 어린이의 소원 공상이 꿈에서처럼 폭로되고 현실화되는 데 반해 『햄릿』에서는 억압된다. 우리는 ─ 신경증 환자처럼 ─ 어린이의 소원 공상이 비롯된 장애 작용을 통해서만 그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안다. 이 근대 희곡의 압도적인 효과는 특이하게도 주인공의 성격이 끝까지 불분명하게 남아 있다는 사실과 양립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작품은 자신에게 주어진 복수의 임무를 자꾸만 지연시키는 햄릿의 망설임에 토대를 두고 있다. 원전은 망설임의 원인이나 동기가 무엇인지 말하지 않는다. 작품을 해석하려는 많은 시도 역시 그 점은 밝힐 수 없었다. 지금까지 널리 퍼져 있는 괴테의 견해에 따르면, 햄릿은 사고 활동의 지나친 발달 때문에 활발한 행동력이 마비된(<무미 건조한 사고 때문에 유약해진>) 인간 유형이다.

그러나 작품의 줄거리를 보면 햄릿이 전혀 행위할 수 없는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가 행동하는 장면이 작품에 두 번 나온다. 한 번은 분노에 휩싸여 벽 뒤에서 엿듣는 염탐꾼을 칼로 찌를 때이고, 다른 한 번은 그를 죽이려 하는 두 명의 신하를 르네상스 시대 왕자들 특유의 단호함으로 저 세상에 보낼 때이다. 이때의 그는 계획적이고 교활하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부왕(父王)의 혼백이 맡긴 임무를 실행하지 못하도록 그를 가로막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다시 한 번 이 임무가 가진 특수한 성격이 그 답이라고 할 수 있다.

브란데스Georg Brandes는 셰익스피어에 대한 글에서 『햄릿』이 셰익스피어의 부친이 죽은 직후(1601), 즉 아버지에 대한 슬픔이 절실할 무렵 씌어졌다고 말한다. 따라서 우리는 아버지와 관계된 어린 시절의 감정이 새삼 새로워졌을 때라고 추정할 수 있다. 어려서 죽은 셰익스피어의 아들 이름이 햄닛(햄릿과 같다)이었다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햄릿』이 부모와 아들의 관계를 다루듯, 비슷한 시기에 쓰여진 『맥베스』는 자식 없는 경우를 주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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