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t of Tolstoy in Mariupol, Ukraine, 2011 By Тетяна Миколаївна - Own work, CC BY-SA 3.0, 위키미디어커먼즈
카사츠키는, 의식적으로 자기의 부도덕한 행위는 허용하고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으면서도 아내로부터는 이상적이고 천사 같은 순수함을 요구했던 1840년대 남자들(요즘은 그런 사람들이 없겠지만) 중의 하나였다. 그리고 이러한 천상의 순결함을 잣대로 자기 주변의 모든 여자들을 가늠했고 그에 따라 대우했다. 남성들이 저지르는 방탕하고 파렴치한 행동에 비하면 여자들을 평가하는 이러한 시각에는 해악적이고 부당한 점이 많다. 하지만 모든 여자들을 배우자를 찾는 암컷이라고 보는 요즘 젊은이들의 시각에 비하면 이전의 시각이 더 유익한 데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자들은 여성에 대한 그러한 시각의 효용을 알았기에 동경의 여신이 되기 위해서 어느 정도 노력해 왔다. 여성에 관한 그러한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카사츠키였고 자신의 약혼녀도 그럴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당신, 아니 그대, 저기, 그거 아시오? 음, 어차피 상관없소. 나는 불순한 동기를 가지고 그대에게 접근했소. 나는 상류사회에 진출하고 싶었을 뿐이었소. 그러나 당신을 알고 난 후부터는 이 모든 것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깨닫게 되었소. 그대는 이로 인해 화가 나겠지?" 그녀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그의 손을 살짝 만졌을 뿐이었다. 그는 그녀의 그 행동이 "아니요, 화나지 않아요."라고 말하고 있음을 알았다. "잘 들으세요. 나는 솔직하지 않을 수 없어요. 당신에게 모두 털어놓겠어요. 당신은 무슨 걱정이 있냐고 물으셨죠? 나는 사랑한 경험이 있어요." 그녀는 자기 손을 그의 손에 포개고는 애원하는 듯한 몸짓으로 말했다. 그는 말이 없었다. "그 사람이 누군지 알고 싶으시죠? 네, 그 사람은 바로 황제 폐하였어요."
만일 약혼녀의 옛 남자가 보통 사람이었다면 단번에 죽여버렸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정부는 바로 그가 사랑하는 황제였다. 그다음 날 그는 휴가를 신청했고, 아무도 만나지 않기 위해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는 시골로 내려갔다. 여름 내내 그는 자신의 영지에서 시간을 보냈다. 여름이 끝나도 그는 페테르부르크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고는 수도사가 되기 위해 수도원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가 천사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약혼녀 마리아에 대한 실망감과 모욕감은 너무나 강해서 그가 신에게 필사적으로 매달리게 했고, 그의 내면에 고스란히 존재했던 어린 시절의 신앙심을 일깨웠다. - 신부 세르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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