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권의 인간극장 - 셰익스피어의 악역들 ④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741930.html
NT Live -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은 죽었다 https://www.ntok.go.kr/kr/Ticket/Performance/Details?performanceId=262610
영화 '로젠크랜츠와 길덴스턴은 죽었다' http://www.cine21.com/movie/info/?movie_id=13304
A lithograph of Rosencrantz and Guildenstern in the flute scene from Hamlet by Eugène Delacroix - Public Domain, https://en.wikipedia.org/w/index.php?curid=9467030
National Theatre Live: Rosencrantz & Guildenstern Are Dead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은 덴마크의 젊은 귀족들인데, 햄릿의 어린 시절 동무여서 선택된 듯하다.
로젠크란츠 왕자님, 예전에는 저를 아껴주셨죠. 햄릿 지금도 그렇지. 버릇이 고약한 이 두 손에 걸고 맹세하네. 로젠크란츠 왕자님, 울적해하시는 까닭이 무엇인가요? 친구에게 슬픔을 털어놓지 않는다면 스스로 족쇄를 채우는 형국이지요. 햄릿 여보게, 내가 출세하지 못해서 그러네.
(배우와 피리 연주자들 등장) 오, 악단이 왔군. 피리 좀 이리 줘보게─(길덴스턴에게) 나 좀 보세. 어찌하여 자네는 나를 몰아세우는가, 마치 내가 덫에 걸리기를 바라는 것처럼? 길덴스턴 아닙니다, 왕자님. 제 행동이 지나쳤다면 그건 제 충정이 과한 탓이겠지요. 햄릿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네. 이 피리를 불어보겠는가? 길덴스턴 왕자님, 불 줄 모릅니다. 햄릿 부탁하네. 길덴스턴 정말 못 붑니다. 햄릿 간청하네. 길덴스턴 왕자님, 피리 다루는 법을 전혀 모릅니다. 햄릿 그건 거짓말처럼 쉽다네. 엄지와 손가락을 써서 이 지공들을 조절하고 입으로 공기를 불어넣으면 절묘한 소리가 울려 나오지. 자, 보게, 이게 지공이야. 길덴스턴 그렇지만 제가 어떻게 해본들 조화로운 소리를 내지 못합니다. 저는 그런 재주가 없어요.
햄릿 아니, 여보게, 지금 자넨 나를 바보 취급하는 건가! 나를 갖고 놀려고 하는가. 나를 조종할 줄 안다는 투로구먼. 내 비밀의 핵심을 끄집어 내고 싶어 안달하는 모양일세. 내가 마치 피리인 양 최저음에서 최고음까지 다 짚어볼 태세로군. 그래, 요 조그만 악기에 훌륭한 음악이 가득 들어 있긴 하지. 그런데 자네는 이걸 연주할 수 없어. 제기랄, 자넨 내가 피리보다도 다루기 쉬울 줄 아는가? 나를 무슨 악기로 보든 간에, 아무리 기를 써도 날 다룰 순 없을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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