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rl with Tulips, 1910 - Henri Matisse - WikiArt.org


https://www.newsmin.co.kr/news/38220/ 노는 여자가 안전할 때까지 (이라영)




겨울이 깊어 갔고, 팬지 씨앗과 튤립 구근 뭉치들이 6번가의 꽃가게들을 어지러이 채웠다. 갑자기 바람이 몰아쳐 햇살을 하늘 높이 날리고, 꽃장수 바구니의 보라색과 노란색 꽃잎들을 구겼다. 루의 공연은 막을 내렸다. 그녀가 무대에서 보여주는 풋내어린 아마추어다운 풍미로는 스타 자리를 맡아 뉴욕 관중의 변덕에 떠는 겨울을 헤쳐 나가기 역부족이라는 것을 증명한 무대였다. 쇼가 떠난다는 기사를 읽었을 때 나는 아마 그녀도 눈총 따가운 공연계를 떠나 보다 평화로운 가정생활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 봄이 왔다. 길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면 "어느 배편으로 떠나시나요?"가 인사말 노릇을 하는 계절이었다. 나는 5번가 어느 모퉁이에서 루와 마주쳤다.

"오, 안녕?" 루가 외쳤다. "언제가 출항이에요?" 회색 망토가 동화 속 삽화처럼 그녀 뒤로 활짝 펴졌고, 서늘한 해가 그녀의 의상 주위로 금속 조각들을 뿌렸다. - 재능 있는 여자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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