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완서의 '노란 집'에 브론테 생가를 방문하는 장면이 있다. 두번째 장 '행복하게 사는 법' 중 '책에 굶주렸던 시절의 행복'이란 제목의 글. 



Bronte Parsonage Museum By leestuartsherriff - Own work, CC BY-SA 4.0, 위키미디어커먼즈

브론테 기념관으로 올라가는 길은 샬롯, 에밀리 그리고 앤 등 브론테 가의 천재적인, 그러나 박명한 자매들을 온갖 방법으로 상품화한 기념품 가게, 식당 등이 번창하고 있었다. 자매의 이름이나 초상이 새겨진 스푼이나 냅킨은 기본이고, 음식도 브론테 핫도그, 브론테 파이 하는 식이었다. 그렇게 알뜰하게 옭아먹으면서도 상가가 천박하지 않은 일정한 격조를 유지하고 있는 게 신기했다. 오랫동안 쌓인 연륜의 덕이라 해도 그만큼 장사가 된다는 소리고, 장사꾼들의 단순한 돈벌이가 아니라 문화 사업이라도 하고 있는 것 같은 긍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숙소도 방문이 우리의 옛날 대문같이 생긴 불편한 집이었지만 브론테 가가 언덕 위 목사관에 살 때부터 있던 집이라는 걸 자랑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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