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를 보다가 이 작품집을 읽었다. 영화는 러닝타임 세 시간. 감독의 전작 '해피 아워'보다는 짧지만 그래도 길다. 이 감독은 의욕이 충만한 것 같다. 오스카 시상식 수상소감 연설 때도 강한 에너지를 느꼈다. 


처음엔 첫 수록작 '드라이브 마이 카'만 읽고 영화 먼저 다 볼까 하다가, 오랜만에 하루키 단편을 읽는 재미가 있고, 또 영화에 원작 '드라이브 마이 카' 외에도 이 작품집으로부터 단편 두 편이 더 반영되어 있다는 기사를 읽어서 책을 일단 다 읽었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부인의 외도를 직접 눈으로 본다. 소설 '드라이브 마이 카'에는 그런 장면이 없고 다른 수록작 '기노'에 나오는 대목을 가져다 쓴다. 감독의 의도를 알 수 있는 지점이다. 


소설 '드라이브 마이 카'의 경우에는 심증으로 부인의 외도를 확신하는 남편의 태도로부터 묘한 분위기가 풍긴다. (같은 배우 직업을 가진 부부로서 의처증일 가능성이 있으니 그렇다면 이른바 신뢰할 수 없는 화자가 된다.)


영화는 소설 '드라이브 마이 카'와 달리 모호성을 제거하여 '기노'에서처럼 남편이 확실히 배신을 목격했다는 점을 분명히 해둔다. 그래야 '용서'가 진짜 용서가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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