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없이 유유히 뱃놀이하듯 흘러가다가 이런 대화가 불쑥 물고기처럼 튀어오르니 읽을 맛이 난다. 







"그런 말하는 당신도 꽤 나이 드셨는데요. 그 나이가 되어서도, 역시 반했다는 둥 분하다는 둥 하는 얘기가 재미있어요?"

"예, 재미있지요. 죽을 때까지 재미있어요."

"어머나, 그러니까 화가 같은 것도 될 수 있나 보네."

"맞습니다. 화가니까, 소설 따위는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어디를 읽어도 재미있습니다. 당신하고 얘기하는 것도 재미있고요. 이곳에 머무르고 있는 동안은 매일 얘기를 하고 싶을 정도지요. 차라리 당신한테 반해도 좋아요. 그러면 더 재미있지. 그러나 아무리 반해도 당신과 부부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반해서 부부가 될 필요가 있을 동안에는, 소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필요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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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ta 2022-06-24 08: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캬 역시 소세키 할배

서곡 2022-06-24 08:30   좋아요 1 | URL
네 이런 특유의 풍미에 읽는 듯요

vita 2022-06-24 08:39   좋아요 1 | URL
저도 다시 읽어볼래요. 소세키가 더 좋아? 하루키가 더 좋아? 라고 옛날에 어떤 친구가 물어봤던 기억 나네요. 넌 엄마가 더 좋아? 아빠가 더 좋아? 이 바부탱이야 했던 기억이 불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