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째날 여덟째 이야기입니다.

 

한 여성을 열심히 짝사랑하던 남성이 자살하고 그를 냉대하던 여성도 죽고 나서(이 여성이 왜 죽었는지는 따로 설명이 없습니다), 여성과 남성이 벌을 받는 환상소설적 상황입니다. 남성에게는 짝사랑의 대상인 여성을 쫓아가 죽이는 게 벌이라고 하네요. 그에게 살해당하는 일이 여성이 받는 벌이고요. 게다가 죽자마자 여성은 다시 살아나 반복적으로 이 벌을 계속 받습니다. 영화 해피 데쓰데이 같은 설정입니다.

 

제3자가 이 현장을 엿봅니다. 그 또한 기약 없이 짝사랑 중인 남성인데요. 자기가 구애하던 여성을 초대하여 이 광경을 보여 주고 겁을 먹게 하여 결국 결혼에 '성공'한답니다. 이 결말을 '해피 엔딩'이라고 부르다니 무시무시하지요. 데카메론은 죽은 후의 이야기라고 허구화하지만, 현실의 사건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데카메론은 창작을 가미한 실화 모음집이라고 하니까요.

 

짝사랑하던 여성을 남성이 끔찍하게 살해하는 일 - 기시감이 들지 않습니까?

The Story of Nastagio degli Onesti (I), from The Decameron, by Boccaccio, 1483 - Sandro Botticelli - WikiAr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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