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적도 만난 적도 없지만 먼저 태어나 살다 간 언니가 있었다. 그게 바로 작가 아니 에르노가 마주한 가족의 숨겨진 비밀이다. 그녀는 그녀의 방식으로 - 냉철하면서도 감정을 배제하지 않는 - 죽은 언니를 진혼한다. 태어나자마자 죽은 언니가 있는 한강 작가의 '흰'이 떠오른다.

The Two Sisters, 1891 - Maurice Denis - WikiArt.org






부모님과 나 사이에는 이제 당신이 있어요. 보이지 않지만 사랑스러운 당신이. 나는 당신에게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멀찌감치 밀려났습니다. 당신이 영원한 빛에 둘러싸여 하늘 위를 날아다니는 동안 난 그늘로 떠밀려갔지요. 무남독녀라 누구와도 비교당하지 않고 살던 내가 비교의 대상이 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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