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정말 너야?" "그럼 누구겠어?" 마슬로바가 미소 띤 얼굴로 동료를 바라보며 말했다. "정말 날 못 알아보겠어?" 마슬로바가 물었다. "어떻게 알아보니? 죽었다 깨어나도 모르겠는걸. 얼굴이 완전히 달라졌어. 한 십 년쯤 됐나본데?" "십 년이 아니라 한평생이 지나버린 것 같아." 마슬로바가 말했다. 그녀는 순식간에 생기를 잃어버렸다. 그녀의 얼굴은 음울하게 변했고 미간에는 주름이 잡혔다.
"왜 그래? 유곽 생활은 편했잖아." "그래, 편했지." 마슬로바는 눈을 감고 머리를 가로저으며 되뇌었다. "그런데 감옥생활보다 더 끔찍했어." "어째서?" "생각해봐. 저녁 여덟시부터 새벽 네시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말이야." "그럼 왜 그만두지 못했니?"
"그만두고 싶었지. 그런데 그게 안 되더라. 아, 말하면 뭐해!" 마슬로바는 벌떡 일어나 사진을 책상 서랍 속에 던져넣었다. 그녀는 악에 받친 눈물을 힘겹게 참으며 문을 쾅 닫고 복도로 나갔다. 사진을 보면 마치 사진 속의 인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고 그때의 행복을 떠올리며 네흘류도프와 행복해질 날을 꿈꿀 수 있다. 하지만 동료의 말이 지금의 자기 처지와 유곽 생활을 할 때의 모습을 상기시켜주었다. 그녀는 당시에는 어렴풋하게만 느끼고 있었는데 이제야 그 밤들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인식하게 되었다.
그녀는 이제 남자들이라면 지긋지긋했다. 복도 벤치에 앉아 있던 그녀는 자신의 작은 방으로 돌아와 동료 간병인의 말에 대꾸도 않고 망가진 자신의 삶을 애통해하며 오랫동안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