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곳비 꽃비 1~2 세트 - 전2권
이은소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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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한류 열풍의 원작이 될 것 같은 느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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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쓸모 있는 철학 강의
고스다 겐 지음, 오정화 옮김, 김선희 감수 / 더숲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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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철학과 굴뚝청소부>가 생각나네요. 철학이란 어려운 학문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책 같아요. 많은 철학자들의 이론을 핵심만 뽑아서 학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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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쓴다 - 장르문학의 대가 기시 유스케의 엔터테인먼트 글쓰기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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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리를 가르쳐주진 않지만 솔직한 경험을 이야기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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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분한 파란색 소형차가 떠나는 것을 커튼 사이로 바라보았다. 

여섯시가 되면 냉장고 안의 식재료로 간단한 음식을 만들어혼자 먹었다. 

한때 요리사로 일한 적이 있어서 식사 준비는 전혀고생스럽지 않다. 

밥 먹는 동안 페리에를 마시고(알코올은 일절입에 대지 않는다), 그뒤에는 커피를 마시며 DVD로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었다(읽는 데 되도록 오랜 시간이 걸리고 몇 번씩되짚어 읽어야 하는 책을 좋아한다). 

그밖에는 이렇다 할 소일거리가 없다. 

이야기할 상대도 없다. 

전화를 걸 상대도 없다. 

컴퓨터가 없어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도 없다. 

신문도 구독하지 않고텔레비전도 보지 않는다(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물론밖에 나갈 수도 없다. 

만일 어떤 사정이 생겨 셰에라자드가 더이상 이곳에 오지 못한다면, 그는 바깥세상과의 접점이 완전히 끊긴 채 말 그대로 육지의 외딴섬에 홀로 남겨질 것이다.

하지만 그런 가능성은 하바라를 그다지 불안하게 하지 않았다. 

그건 내가 혼자 힘으로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어떻게든 뚫고 나갈 수 있어. 

나는 외딴섬에 혼자 있는 게 아니야, 하바라는 생각했다. 

그게 아니라 나 자신이외딴섬이지. 

그는 원래부터 혼자인 것에 익숙했다. 

그의 신경은혼자가 된다고 그리 쉽게 망가지지 않는다. 

ㅣ다음에 올때 장을 봐올 목록을 정리했다. 

유능한 주부인 듯 그 과정 내내 무척 능숙했고 불필요한동작이 없었다. 

일을 끝낼 때까지는 거의 말도 하지 않고 시종진지한 얼굴이었다.

그녀가 작업을 마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해류에 실려가듯 두 사람은 자연스레 침실로 이동했다.

셰에라자드는 아무 말 없이 빠르게 옷을 벗고 하바라와 함께 침대에 올랐다. 

두 사람은 거의 말하는 법 없이 서로를 안고, 마치주어진 과제를 협력하여 해치우듯이 일련의 절차를 밟으며 섹스를 했다. 

생리중이면 그녀가 손을 써서 목적을 달성했다. 그 능숙하고도 조금은 사무적인 손놀림은 그녀가 간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했다.

섹스가 끝나면 두 사람은 침대에 누워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말하는 건 주로 그녀였고, 하바라는 적당히 맞장구를 치고 어쩌다 짧은 질문을 할 뿐이었다. 

그리고 시계가 네시 반을 가리키면 셰에라자드는 이야기 도중이라도 바로 끊고(왜 그런지 꼭 이야기가 한창 재밌어지는 참에 그 시간이 되곤 했다) 침대에서 내려와 바닥에 흩어진 옷을 주워 입고 돌아갈 채비를 했다. 

저녁밥준비를 해야 해. 그녀는 말했다.

은근히 두툼해지고 눈 옆에는 주름이 져 있었다. 

머리 모양과옷차림과 화장은 아주 엉망은 아니지만 그리 감탄할 만한 것도못 된다. 

얼굴 생김 자체는 결코 나쁘지 않은데 포인트라 할 만한 부분이 없어서 희미한 인상밖에 주지 못했다. 

길에서 스치더라도, 엘리베이터에 함께 타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녀에게눈길을 주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그녀도 십 년 전에는 발랄하고예쁜 아가씨였을지 모른다. 

몇몇 남자는 그녀를 뒤돌아보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일 그랬다 해도 그런 나날은 어느 시점엔가이미 막을 내렸다. 

그리고 현재로서는 그 막이 다시 오를 기미가보이지 않았다.

셰에라자드는 일주일에 두 번꼴로 ‘하우스‘에 왔다. 요일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주말에 오는 법은 없었다. 

주말은 아마도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해서일 것이다. 

나타나기 한 시간 전에 반드시 전화를 했다. 

그리고 근처 슈퍼마켓에서 식료품을 사서 차에 싣고왔다. 

파란색 마쓰다 소형차다. 

오래된 모델로, 뒷범퍼가 눈에띄게 움푹 우그러졌고 휠은 먼지가 끼어서 새카맣다. 

그녀는 차를 ‘하우스‘ 주차장에 세우고 해치백을 열어 슈퍼마켓 봉투를 꺼낸 뒤 양손으로 안고서 초인종을 눌렀다. 

하바라는 현관문의 방범렌즈로 누구인지 확인한 뒤 자물쇠를 돌리고 체인을 풀어 문을 열었다. 

그녀는 곧장 주방으로 들어가 가져온 식료품을 분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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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거리를 젖은 걸레로 칠판을 닦아내듯이 깨끗하게 지워주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하바라는 생각했다.

아니, 그것이야말로 지금 하바라가 무엇보다 원하는 것이었다.

셰에라자드는 서른다섯, 하바라보다 네 살 많고 일단은 전업주부이고(간호사 자격증이 있어서 이따금 필요할 때 불려나가는것 같았지만),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둘 있다. 

남편은 평범한 회사에 다닌다. 집은 여기서 차로 이십여 분 거리다. 

적어도그것이 그녀가 하바라에게 알려준 자신에 대한 (거의) 모든 정보였다. 

그것이 거짓 없는 사실인지 어떤지도 하바라가 확인해볼방법은 없다. 

그렇다고 의심할 이유도 딱히 찾을 수 없었다. 

이름은 말해주지 않았다. 

내이름은 굳이 알 필요 없잖아? 하고 셰에라자드는 말했다. 

분명맞는 말이다. 그녀는 그에게 어디까지나 셰에라자드‘이고, 그것으로 당장은 불편할 일이 없었다. 

여자도 하바라의 이름을ㅡ물론 알고는 있을 테지만 부른 적이없다. 

그것을 입에 올리는 것이 불길하고 부적절한 행위이기라도 한 것처럼 그녀는 신중하게 그의 이름을 우회했다.

셰에라자드의 얼굴은 아무리 좋게 봐줘도 천일야화」에 나오는 미모의 왕비와 전혀 비슷한 구석이 없다. 

그녀는 몸 여기저기에 (마치 틈새를 퍼티로 메우듯이) 군살이 붙기 시작한 지방도시의 주부로, 목하 중년의 영역으로 착실히 걸어가는 중이었다.

이 은근히 두툼해지고 눈 옆에는 주름이 져 있었다. 

머리 모양과옷차림과 화장은 아주 엉망은 아니지만 그리 감탄할 만한 것도못 된다. 

얼굴 생김 자체는 결코 나쁘지 않은데 포인트라 할 만한 부분이 없어서 희미한 인상밖에 주지 못했다. 

길에서 스치더라도, 엘리베이터에 함께 타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녀에게눈길을 주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그녀도 십 년 전에는 발랄하고예쁜 아가씨였을지 모른다. 

몇몇 남자는 그녀를 뒤돌아보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일 그랬다 해도 그런 나날은 어느 시점엔가이미 막을 내렸다. 

그리고 현재로서는 그 막이 다시 오를 기미가보이지 않았다.

셰에라자드는 일주일에 두 번꼴로 ‘하우스‘에 왔다. 

요일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주말에 오는 법은 없었다. 

주말은 아마도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해서일 것이다. 

나타나기 한 시간 전에 반드시 전화를 했다. 

그리고 근처 슈퍼마켓에서 식료품을 사서 차에 싣고왔다. 

파란색 마쓰다 소형차다. 

오래된 모델로, 뒷범퍼가 눈에띄게 움푹 우그러졌고 휠은 먼지가 끼어서 새카맣다. 

그녀는 차를 ‘하우스‘ 주차장에 세우고 해치백을 열어 슈퍼마켓 봉투를 꺼낸 뒤 양손으로 안고서 초인종을 눌렀다. 

하바라는 현관문의 방범렌즈로 누구인지 확인한 뒤 자물쇠를 돌리고 체인을 풀어 문을 열었다. 

앞에서는 그 이름을 꺼내지 않지만, 그녀가 찾아온 날이면 매일쓰는 작은 일지에 ‘셰에라자드‘라고 볼펜으로 메모해두었다. 

그리고 그날 그녀가 해준 이야기 내용도 간단히 나중에 누가 보더라도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기록해두었다.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실제로 있었던 일인지, 완전한 창작인지 아니면 부분적으로는 사실이고 부분적으로는 지어낸 이야기인지 하바라는 알지 못한다. 

그 차이를 분간하기는 불가능했다. 

거기에는 현실과 추측, 관찰과 몽상이 구분하기 어렵게 뒤섞여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하바라는 그 진위에 일일이 신경쓰지 않고 그저 무심히 그녀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기로 했다. 

사실이든 허구든, 혹은 그것들이 복잡하게 어우러진 얼룩 같은 것이든 그 차이가 지금 내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어쨌거나 셰에라자드는 상대의 마음을 끌어들이는 화술에 능했다. 

어떤 종류의 이야기라도 그녀의 입을 통하면 특별해졌다.

말투도 그렇고 은근히 뜸을 들이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그녀는 듣는 사람의 흥미를 자아내고심술궂게 애태우고, 고민하고 추측하게 만든 뒤에야 상대가 원하는 것을 적확하게 내주었다. 

그 얄미울 정도의 기교는 일시적이나마 듣는 사람이 주위 현실을 잊을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다음에올때장을 봐올 목록을 정리했다. 

유능한 주부인 듯 그 과정 내내 무척 능숙했고 불필요한동작이 없었다. 

일을 끝낼 때까지는 거의 말도 하지 않고 시종진지한 얼굴이었다.

그녀가 작업을 마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해류에 실려가듯 두 사람은 자연스레 침실로 이동했다.

셰에라자드는 아무 말 없이 빠르게 옷을 벗고 하바라와 함께 침대에 올랐다. 

두 사람은 거의 말하는 법 없이 서로를 안고, 마치주어진 과제를 협력하여 해치우듯이 일련의 절차를 밟으며 섹스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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