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에 끝내는 세계사 - 암기하지 않아도 읽기만 해도 흐름이 잡히는
시마자키 스스무 지음, 최미숙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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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어떤 관점으로 보는가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까닭에 역사를 다룬 책은 늘 새롭고 더욱 재미난듯하다. 일본의 역사 전문 작가 시마자키 스스무<한 번에 끝내는 세계사>를 통해서 보여주는 인류의 역사 역시 흥미롭고 재미나다. 특히 저자가 보여주는 다양한 세계사 접근 방법은 그동안 접해 온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들을 모아놓은 듯해서 더욱 흥미롭게 접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총 7장으로 짜여 있다. 각 장에서는 지도자, 경제, 종교, 지정학, 군사, 기후 그리고 상품까지 일곱 개의 테마로 세계사의 흐름을 바라보며 서술하고 있다. 300 페이지가 안되는 분량으로 각 테마를 깊이 있게 다루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이지만 세계사의 흐름에 영향을 주었던 이야기들의 액기스만을 뽑아 소개하고 있어서 가볍게 읽으며 세계사의 전체적인 흐름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p.203. 하이누벨형 신화의 예로 한국 제주도의문전본풀이신화를 들 수 있다.

일본인 저자들의 책에서 우리나라의 역사를 만나기는 쉽지 않은데 저자는 한국의 역사를 두 군데에서 언급하고 있다. 하나는 6 기후를 파악하면 세계사를 알 수 있다에서 음식 기원 신화를 다루면서 우리의 신화를 소개하고 있고, 7 상품을 파악하면 세계사를 알 수 있다에서 신작물에 대해 언급하면서 고추의 일본 도래설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고추의 일본 도래설은 많은 증거들로 인해 반대하는 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 증거들 중 고대 일본 고추와 우리 고추의 DNA가 확연히 다르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을 것 같다.

 

p.228. 바로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가 다음 빙기의 도래 시점까지 늦추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가볍게 만나볼 수 있어서 세계사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세계사의 방대함에서 오는 어려움과 지루함을 날려버릴 수 있는 재미난 책이다. 또 처음 접하는 이론과 전설들이 이 책의 흥미로움을 더해주고 있다. 인류 전체가 공동으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인 골칫거리가 지구의 빙기를 늦추고 있다는 연구 결과나 칭기스칸과 철의 관계가 만들어낸 철광석을 녹이는 이야기 전설은 정말 흥미로웠다. 인류 역사와 깊이 있는 만남을 바라고 읽는다면 부족함을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세계사의 전체적인 흐름을 가볍게 만나보고 싶은 이들에게는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 인류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을 갖게 해주는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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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여름 1
에밀리 M. 댄포스 지음, 송섬별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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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 사회에서는 가능했다는 동성 간의 사랑을 하나님의 사랑을 설파하는 기독교 사회에서는 죄악시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죄의식은 아직도 성적 취향이 다른 소수자들을 음지로 몰아넣고 있는 듯하다. 그런 어둠을 한여름 호숫가로 끌어내서 밝게 들려주는 소설<사라지지 않는 여름>의 첫 번째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이 책은 에밀리 M.댄포스의 장편 소설로 두 권으로 구성된 책 중에서 1권을 만나본 것이다. 이 소설은 선댄스영화제 대상 수상작 캐머런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의 원작이다.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하는 사춘기 소녀 캠이 주인공이다. 1권에서는 캠이 남들과 다른 자신의 선적 취향에 대해 자각하면서 혼란스러워하며 결국 받아들이는 과정이 평범한 10대들의 일상과 함께 그려지고 있다. 주인공 캠은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친구 아이린과 12살 때 키스를 하게 된다. 소녀의 사랑은 이성이 아닌 동성을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랑은 숨겨야 하는 둘만의 비밀이 되고 만다. 그런데 그 비밀의 무게가 얼마나 크고 무거웠던지 엄마와 아빠의 죽음을 알게 된 순간에도 캠은 엄마와 아빠는 우리 일을 몰라. 엄마 아빠는 몰라, 그러니까 우린 안전해(p.49)라며 안도를 한다. 캠의 키스에 대한 설렘과 환희는 죄의식으로 함몰되어버린 것이다.

캠이 느끼는 죄의식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사회가, 종교가 만들어 놓은 제도와 규약이 자유로운 인간의 사랑을 속박하고 있는 한 소수자들의 사랑은 여전히 특별하게 취급받게 될 것이다. 그 험난한 사랑을 캠은 지속할 수 있을까?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로 인해 혼란스러운 캠에게 린지의 등장은 자신의 성적 취향을 인정하고 죄의식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작은 빛줄기가 되어준다. 린지는 대도시 시애틀에 살고 있어서 동성애라는 남들과 다른 사랑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었고 그것들을 캠에게 알려주었다. 그렇게 캠은 조금씩 자신만의 사랑과 함께 성장해 간다.

책 제목과는 다른 영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어쩜 우리들의 교육이 인간 본성을 억누르게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1권 마지막 문장 단순하기 그지없는 결정이었다.’(p.343)에서 느낄 수 있듯이 복잡한 인간의 본성을 단순하기 그지없는 제도와 규약 속에 가둬두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주인공 캠의 키스 상대가 10대 소년이었다면 이 소설은 그저 사춘기 소녀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캠의 키스 상대가 10대 소녀이었기에 그녀의 키스는 동성애라는 굴레에 갇혀 비밀 이야기가 되고 만다. 카우보이들이 넘쳐나는 몬태나 주의 작은 도시에서 남들과 다른 자신의 성적 취향을 알게 된 10대 소녀는 이제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까? 1권의 끝이 너무나 낯설고 당황스러워서 2권을 빨리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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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트위스트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9
찰스 디킨스 지음, 유수아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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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이 사랑하는 작가 찰스 디킨스의 대표작 <올리버 트위스트>의 부제는 '고아원 소년의 여정'이다.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주인공 올리버는 고아원에서 생활하다가 대도시 런던의 뒷골목으로 흘러들어온다. 너무나 순수한 소년 올리버는 소매치기가 무엇인지도 모른 체 그들과 함께 머물게 된다. 그리고 처음으로 거리에 나서던 날 경찰에 잡히는 불운?을 겪게된다. 그런데 여기서 무언가 이상한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왜 페이건은 올리버를 되찾아오려고 혈안이 된 걸까? 거리에 소년들은 많은데 왜 꼭 올리버가 필요한 것일까?

 

소년 올리버의 여정을 함께 하면서 가슴이 답답하고 눈물이 흐르는 것은 당연한 일인 듯하다. 고아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안타까운 일인데 페이건과 사익스의 어두운 그림자가 너무나 짙게 드리워저 있어서 올리버의 불행은 어디까지일지 불쌍하기만 하다. 그런데 이 소설은 해가 뜨고 날이 저무는 하루처럼, 슬픔과 기쁨이 공존하는 인생처럼 행운과 불행의 명암(明暗)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어두운 골목을 지날 때는 답답하고 우울하지만 아름다운 정원에서 꽃다발을 만드는 올리버의 모습은 밝고 명랑하다. 그렇게 이 작품은 어둠 속에서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올리버를 끝까지 도와준 낸시의 희망은 무엇이었을까? 아니 그녀에게 사랑은 어떤 의미였을까?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행운을 잡지 않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 낸시는 이 작품 속에서 가장 불쌍한 캐릭터 같았다. 어린 올리버를 구해준 낸시에게도 행복한 결말을 줄 수 없었을까? 올리버를 도와준 다른 이들과 낸시의 결말은 왜 다르게 그려진 걸까? 낸시가 매춘부이기 때문일까? 낸시만큼이나 찰스 디킨스의 미움을 받는 아니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 이래로 계속 미움을 받는 '유대인'이 등장한다. 유대인 노인 페이건. 정말 악랄하고 비열한 악인의 끝판왕이다. 어쩌면 이렇게 미울까? 얼마나 묘사를 잘 했으면 등장인물이 이렇게 미울까? 찰스 디킨스의 디테일한 인물 묘사와 극적인 상황 묘사는 정말 대단하다.

 

정말 섬세하고 재미난 인물 그리고 심리 묘사가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정말 재미난 이야기에 몰입하고 있을 때 가끔씩 그 몰입을 깨는 것들이 있었다. 화자의 시점이 가끔 바뀌면서 올리버만큼이나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 19세기 최고의 삽화가라는 조지 크룩생크의 삽화는 무겁고 차가운 분위기를 가볍고 밝게 만들어주고 있는듯하다. 머리는 크고 얼굴의 표정은 심하게 오버해서 그린 듯해서 삽화가 등장할 때마다 눈물이 미소로 변하곤 했다. 문장만큼이나 삽화도 위트 있고 유머러스하다. 정말 개인적으로 삽화를 보면서 올리버가 소년이 맞나 싶기도 했다.

당시 영국 사회를 제대로 풍자한 작가 찰스 디킨스는 친절하게 결말에서 모든 등장인물의 안부를 전해준다. 흥미로운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는 작품이다. 그리고 그 인물들이 끝까지 이야기를 끌어간다. 올리버 트위스트는 잘 지내게 될까? 어두운 이야기와 밝은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이야기의 결말은 어떤 빛깔의 이야기에서 끝이 날까? 모두들 알고 계시겠지만 소설의 결말은 소중하게 지켜주어야 할 것 같다. 그래도 대반전이 기다리고 있다는 말은 꼭 하고 싶다. 전혀 예상치 못한 대반전이 기다리는 흥미로운 런던 뒷골목을 엿보는 순간 찰스 디킨스의 매력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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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의 광인일기, 식인과 광기 - 권위와 관습적 읽기에서 벗어나 21세기에 다시 읽는 「광인일기」
이주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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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6. 광인은 기성 권위와 질서에 대한 회의와 부정의 정신을 보여주는 근대적 인간의 상징이다. 

「아큐정전」과 「광인일기」를 통해 접해보았던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 루쉰이주노 교수의 책을 통해 다시 만나보았다. <광인일기狂人日記 - 루쉰의 광인일기, 식인과 광기>에서 저자는 「광인일기」라는 작품을 촘촘하게 그리고 다방면으로 분석하고 있다. 처음 광인일기라는 작품을 접했을 때는 그저 중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이라는 겉모습만을 보았다면 이 책을 통해서 작품이 담고 있는 많은 것들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저자가 연구하고 분석한 모든 것이 작가 루쉰이 의도한 바와 정확하게 맞아떨어질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광인일기」라는 작품을 접하는 올바른 길 중에 하나를 제시해주고 있는 것 같다.

p.43. 그렇다면 「광인일기」는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

 

「광인일기」는 루쉰이 1918년에 발표한 작품인데 중국 현대 소설의 효시라고 일컬어진다. 왜 「광인일기」가 중국 현대 소설의 시작인지를 저자는 1장 광인일기의 새로운 의미를 찾아서 에서 정말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다양한 방면에서 「광인일기」라는 작품을 분석하고 문장 하나하나 그리고 단어 하나하나가 가진 의미들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부터 「광인일기」를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전문적인 분석으로 난해하고 지루하다고 느낄 때쯤 저자는 2장 「광인일기」 창작의 이모저모를 통해서 지루함을 해소해준다. 작가 루쉰의 흥미로운 삶과 함께 중국 근대사의 지식인들의 고뇌를 보여주면서 작품의 탄생 배경을 사회적, 시대적으로 설명해준다. 1인칭 화자 서사, 일기체 소설, 액자 소설에 대한 문학적인 설명도 보여주고 있어서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저자는 3장 세계문학 속 광인에서는 니콜라이 고골의 「광인일기」, 기 드 모파상의 「오를라」 그리고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미친 노인의 일기」를 루쉰의 작품과 비교하면서 들려주고 있는데 세 작품 모두 만나보고 싶다는 욕심을 지울 수 없었다. 4장은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의 「광인일기」에 대한, 루쉰에 대한 연구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이 책은 「광인일기」를 통해서 중국 근현대를 대표하는 작가 루쉰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만남을 제공하고 있다. 다소 어려웠지만 작가가 그려냈던 100여 년 전 오늘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서 광인일기라는 작품은 미래의 오늘에도 계속 의미 있는 소설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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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독 이모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1
박민정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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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7. "이런 날씨라면 자살하거나 소설을 쓰거나 둘 중 하나여야만 할 것 같은데."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월간현대문학지면에 선보이고 이것을 다시 단행본 발간으로 이어가는 프로젝트이다. 그 프로젝트의 21번째 작품 <서독 이모>는 김준성문학상, 문지문학상, 젊은작가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한 박민정 작가의 소설이다.

p.38. 최선을 다하고 최악을 기대하라.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소설은 통일 전 독일로 유학 간 이모가 등장한다. 이모는 그곳에서 동독의 물리학자 클라우스와 결혼을 하고 갑작스러운 이별을 했지만 아직도 그곳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그런 이모 경희와 이모부 클라우스의 삶을 소설로 써보겠다는 조카 우정은 분단된 한국에 살고 있다. 클라우스의 갑작스러운 실종 원인을 다양하게 그려보며 소설을 쓰려고 하지만 좀처럼 진척이 없다. 그렇게 우정은 소설보다는 학위에 몰두하게 된다. 그리고 대학원생으로서 논문을 준비하던 중 경희와 클라우스의 과거를 알고 있는 독문학과 최 교수를 만나게 된다. 이제 우정은 이모 경희를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을 쓸 수 있을까?

 

이야기는 통일, 입양, 학내 성희롱 문제, 대학의 상업화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담고 있다. 그래서 책을 덮을 때까지 흥미롭게 소설 속에 빠져들 수 있었다. 그런데 작가는 시작부터 품게 한 라는 의문을 끝까지 풀어주지 않는다. 독일의 통일과 함께 사라진 이모부 클라우스는 왜 갑자기 이모 곁을 떠났을까? 또 이모 경희는 왜 자신을 독일 이모가 아니라 서독 이모라 칭하는 것일까? 끝까지 남은 라는 의문은 아마도 우정이 쓰게 될 서독 이모에서 풀어줄 것만 같다.


p.61. "늦게 오는 자는 삶이 벌한다."

 

통일이 가져올 문제를 한 개인의 소외된 삶과 연결 지으며 우리들의 문제로 끌어들인듯하다. 한동안 생각하지 않고 있던 통일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 책이다. 통일, 이별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양한 스토리 라인으로 편안하게 풀어내고 있다. 또 경희의 20여 년의 외로운 삶을 너무 차갑지 않게 따뜻하게 들려주고 있다. 그래서 부담스럽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차분한 느낌이 좋은 잔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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