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외식
주현지 지음 / 테이스트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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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외식을 통해서 만날 수 있었던 메뉴를 집에서 만들 수 있는 친절한 레시피를 담은 책을 만나보았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일상의 변화 중 하나가 '집밥'인듯하다. 바이러스를 피하기 위해 외식을 꺼리고, 포장 쓰레기를 피하기 위해 배달음식을 꺼리면서 '집밥'의 비중은 점점 더 늘어날 것 같다. 건강에 좋고 환경에도 좋은 집 밥의 딜레마는 한정된 메뉴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집에서 외식>은 소중하다. 특히 직장 생활의 피곤함을 핑계로 요리하기를 꺼리는 이들에게 '워킹맘'인 저자 주현지가 들려주는 요리 이야기는 더욱 소중하게 다가선다.

책은 4개의 PART2개의 BONUS로 구성되어 있다. 유명 맛집 메뉴, 솥밥의 정석, 우리집 시그니처 요리 그리고 한식당보다 맛있는 메뉴라는 소제목으로 50여 가지의 메뉴를 보여준다. 소금구이 등갈비를 시작으로 화이트 라구 파스타, 중국식 돼지고기 덮밥까지 다양한 음식들의 레시피를 만나볼 수 있다. '혼밥'을 위한 1인분 레시피도, 가족 모임을 위한 10인분 레시피도 보여준다. 또 '보너스' 나의 홈메이드 소스에서는 저자만의 특별한 소스(5가지) 제조 노하우를 보여주고 있어서 이 책의 특별함을 더해주고 있다.

각 메뉴를 구성하는 글과 사진의 기본적인 틀은 여타의 책들과 비슷하다. 요리에 대한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을 짧게 들려주고, 해당 메뉴를 만들기 위한 재료와 레시피를 보여준다. 각 레시피를 재현한 사진들이 레시피 번호와 함께 표시되어 있어서 더욱 쉽고 편안하게 요리 과정을 따라갈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이 책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저자가 들려주는 요리 팁이다. 레시피를 따라 요리하는 이들에게 보다 더 쉽고 편안하게 요리할 수 있도록 디테일한 내용을 따로 섹션을 만들어 보여주고 있다.

집 밥이 그리운 이들에게는 집 밥의 따스함을, 외식이 그리운 이들에게는 외식의 달콤함을 선물해 줄 것이다. 집에서 즐기는 외식. 공대를 졸업하고 플랜트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워킹맘이 전해주는 따뜻하고 달콤한 레시피를 통해서 외식 메뉴를 우리 집 식탁 위에서 즐길 수 있는 행복을 만나보길 바란다.

"테이스트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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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지까지 - 세 번 탈북한 소년의 나라
조경일 지음 / 이소노미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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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 위원 조경일이 쓴 <아오지까지>를 만나본다. 부제'세 번 탈북한 소년의 나라'가 이 책에 담긴 이야기를 짐작하게 해준다. 그런데 북한에서 탈출한 이야기를 담고 있으니 제목이 '아오지부터'가 맞는 것 아닌가 하는 의아심이 든다. 하지만 그 의아심은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풀리게 된다. 북한으로 '여행'을 갈 수 있는 대외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저자의 고향이 아오지이다. 우리에게는 악명 높은 수용소가 있는 곳으로 알려진 그곳이 저자가 나고 자란, 가고 싶은 고향인 것이다. 그래서 책의 제목이 <아오지까지>인지도 모르겠다.

부제에 등장하는 소년은 열두 살에 처음 엄마 손을 잡고 두만강을 건넌다. 그리고 열일곱 살에 감행한 탈출에서 탈북을 성공한다. 세 번째 탈출만에 서울에 도착한 것이다. 소년의 엄마는 남한에 먼저 도착해서 세 번의 탈북을 도와준다. 하지만 소년의 아버지는 아직 북한에 남아있다. 그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이야기 중간중간 보인다. 탈북한 소년의 나라는 어디일까? 엄마와 소년이 지금 있는 남한일까? 아니면 그리운 고향과 아버지가 있는 북한일까?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또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孤軍奮鬪하는 소년의 모습이 너무나도 애처로웠다.

한창 몸과 마음을 키울 나이에 식량을 구하기 위해, 생존을 위해 탈북해야 했던 소년의 고달픈 시간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아오지까지>는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세 번에 걸친 탈북에서는 소년의 탈북 과정과 북한에서의 생활을 보여준다. 텔레비전에 나와서 자신들의 탈북 과정을 드라마틱 하게 들려주던 이들의 이야기보다 더 드라마틱한 탈북 과정을 볼 수 있다. 탈북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선과 악이 혼란스러웠을 소년의 마음을 보는듯해서 안타까웠다.

p.143. 북한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살고 있는 내게 조국은 어디인가. 태어난 곳인가, 살고 있는 곳인가, 아니면 저기 너머에 무언가가 더 있는 곳인가.

2장 안녕하세요 조경일입니다에서는 저자가 치열하게 살아온 날들의 기록을 볼 수 있다. 검정고시로 학업을 마치고 대학 생활을 하고 국회의원 보좌관을 하면서 마주하게 된 남한의 실상을, 우리의 민낯을 보여준다. 탈북민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면 접할수록 얼굴이 화끈거리는 이유는 무얼까? 3장 마음의 벽을 허물어봐요에서 소년은 성장해서 청년이 되어있다. 몸도 마음도 성장해서 커다란 생각을 들려준다. 통일에 대한, 남북 협력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보여주고 있다. 여행만이라도 자유롭게 갈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친다. 북한의 정권이, 평양의 기득권 세력이 무너지기 전에는 불가능한 바람같이 보여 씁쓸하다.

탈북 작가가 쓴 소설은 읽어보았지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북한 탈출기는 처음이다. 12세에서 17세 사이의 저자는 먹기 위해, 생존을 위해 북한을 탈출했고 그 고난의 시간을 이 책에서 들려주고 있다. 그러고는 남한에서의 성장기를 보여준다. 남한의 어른으로 성장한 북한 소년의 흥미롭고 재미난 이야기를, 생존을 위해 탈북했던 청년이 꿈꾸는 통일 이야기를 <아오지까지>를 통해서 만나보기 바란다.

"이소노미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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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밀당의 요정 1~2 - 전2권
천지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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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독서량이 많지 않은 까닭일까 로맨스 소설은 오랜만에 만나보았다. 미스터리, 스릴러, 역사 소설 등 주로 접하던 이야기들이 딱딱한 쿠키였다면 

<밀당의 요정>을 통해서 알게 된 로맨스 소설은 부드러운 마카롱 같았다. 쿠키가 깨지듯 나오는 놀라운 반전은 없지만 마카롱의 달콤함이 연속해서 나오며 마음을 적시는 따뜻함이 있다. 추운 겨울 따스함을 찾고 싶다면, 힘든 코로나 시기를 잊고 기분 좋게 웃고 싶다면 저자와의 밀당을 선택해 보기 바란다.

 

p.394(1권) "내가 찾으려 하는 주제는 이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결혼을 하려고 하는가. 결혼은 사랑의 결론이 맞나. 그 과정에서 뭐 잘못된 건 없는가."

이야기는 기막힌 우연들이 겹치면서 조금씩 운명적인 사랑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재미나게 그리고 있다. 책 표지 그림 때문일까? 소설을 읽고 있는 데 만화를 보고 있는 듯하다. 이야기가 깊이를 더해가면서 만화는 다시 영상으로 바뀐다. 한편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를 보고 있는 듯하다. 현빈이 보이고 공유가 나오고 김고은이 뛰어다닌다. 이 소설 참 신기하다. 원래 로맨스라는 장르가 이런 건가. 눈은 글을 따라가는데 머리는 상상을 그리고 있다.

비혼을 외치며 밀당의 고수로 등장하는 성지건설 상무인 지혁은 우연히 만난 여인에게 첫눈에 반한다.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첫눈에 지혁의 마음을 사로잡은 상대가 결혼식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신부다.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신부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아무리 밀당의 고수라도 이건 좀 무리가 아닐까 싶은데.

그런데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같은 신부에게 빠진 또 다른 남자가 등장한다. 세계적인 사진작가 예찬은 밀당과는 거리가 먼 순수 그 자체인 인물이다. 아날로그 감성을 가진, 필름 사진기를 선호하는 예찬은 새아와의 첫 만남을 운명처럼 받아들인다. 그러고는 새아에게 사진 찍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으로 그녀와의 썸을 시작한다.

 

도대체 누구일까? 훈남에 능력까지 출중한 두 남자의 눈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 여인은. 재벌 2세와 세계적인 사진작가의 눈을 멀게 한 새아는 웨딩 플래너이다. 밀당에서 늘 을의 입장에 있었던 그래서 이제는 연애보다는 결혼이 하고 싶은 새아에게 갑자기 갑의 자리가 찾아온 것이다. 그것도 전남친 결혼식에서 신부 대신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던 순간에 누구나 부러워할 두 훈남의 사랑이 동시에 다가온 것이다.

세 남녀의 밀당이 시작될 때쯤 해서 새아 친구 유준에게도 사랑이 다가온다. 하지만 대출금 갚기에도 팍팍한 삶이 다가온 다람을 밀어낸다. 연애는 사치가 되어버린 유준에게 조금씩 다가오는 다람의 사랑은 부담이다. 연애가 사치가 되고 사랑이 부담이 된 유준에게 결혼은 딴 나라 이야기이다. 그런데 유준의 직업은 웨딩 플래너이다.

p.314(2권) 니가 스스로 웃을 일을 만들지 않는데, 어떻게 행복해지니?

결혼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재미난 이야기이다. 결혼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이 이야기의 재미와 감동을 더해준다. 슬프고 아픈 결말의 연애에 지쳐 연애의 시작을 사랑이 아닌 결혼으로 설정한 세아나 현실의 어려운 삶 때문에 연애도 사치라는 유준은 사랑을, 연애를 되찾을 수 있을까? 밀당의 고수들은 머리로 사랑을 하는 사람들일지도 모르겠다. 마음으로, 가슴으로 사랑하게 된 지혁이 밀당에서 을이 된 것처럼. 머리에서는 밀어내는데 마음에서는 끌어당기는 사랑을 마주하게 된 등장인물들의 연애는 어떤 밀당을 보여줄까? 만렙의 허당 남녀가 보여주는 비밀연애를 만나는 즐거움을 미루지 말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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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지까지 - 세 번 탈북한 소년의 나라
조경일 지음 / 이소노미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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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 위원 조경일이 쓴 <아오지까지>를 만나본다. 부제'세 번 탈북한 소년의 나라'가 이 책에 담긴 이야기를 짐작하게 해준다. 그런데 북한에서 탈출한 이야기를 담고 있으니 제목이 '아오지부터'가 맞는 것 아닌가 하는 의아심이 든다. 하지만 그 의아심은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풀리게 된다. 북한으로 '여행'을 갈 수 있는 대외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저자의 고향이 아오지이다. 우리에게는 악명 높은 수용소가 있는 곳으로 알려진 그곳이 저자가 나고 자란, 가고 싶은 고향인 것이다. 그래서 책의 제목이 <아오지까지>인지도 모르겠다.

부제에 등장하는 소년은 열두 살에 처음 엄마 손을 잡고 두만강을 건넌다. 그리고 열일곱 살에 감행한 탈출에서 탈북을 성공한다. 세 번째 탈출만에 서울에 도착한 것이다. 소년의 엄마는 남한에 먼저 도착해서 세 번의 탈북을 도와준다. 하지만 소년의 아버지는 아직 북한에 남아있다. 그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이야기 중간중간 보인다. 탈북한 소년의 나라는 어디일까? 엄마와 소년이 지금 있는 남한일까? 아니면 그리운 고향과 아버지가 있는 북한일까?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또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孤軍奮鬪하는 소년의 모습이 너무나도 애처로웠다.

한창 몸과 마음을 키울 나이에 식량을 구하기 위해, 생존을 위해 탈북해야 했던 소년의 고달픈 시간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아오지까지>는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세 번에 걸친 탈북에서는 소년의 탈북 과정과 북한에서의 생활을 보여준다. 텔레비전에 나와서 자신들의 탈북 과정을 드라마틱 하게 들려주던 이들의 이야기보다 더 드라마틱한 탈북 과정을 볼 수 있다. 탈북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선과 악이 혼란스러웠을 소년의 마음을 보는듯해서 안타까웠다.

p.143. 북한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살고 있는 내게 조국은 어디인가. 태어난 곳인가, 살고 있는 곳인가, 아니면 저기 너머에 무언가가 더 있는 곳인가.

2장 안녕하세요 조경일입니다에서는 저자가 치열하게 살아온 날들의 기록을 볼 수 있다. 검정고시로 학업을 마치고 대학 생활을 하고 국회의원 보좌관을 하면서 마주하게 된 남한의 실상을, 우리의 민낯을 보여준다. 탈북민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면 접할수록 얼굴이 화끈거리는 이유는 무얼까? 3장 마음의 벽을 허물어봐요에서 소년은 성장해서 청년이 되어있다. 몸도 마음도 성장해서 커다란 생각을 들려준다. 통일에 대한, 남북 협력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보여주고 있다. 여행만이라도 자유롭게 갈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친다. 북한의 정권이, 평양의 기득권 세력이 무너지기 전에는 불가능한 바람같이 보여 씁쓸하다.

탈북 작가가 쓴 소설은 읽어보았지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북한 탈출기는 처음이다. 12세에서 17세 사이의 저자는 먹기 위해, 생존을 위해 북한을 탈출했고 그 고난의 시간을 이 책에서 들려주고 있다. 그러고는 남한에서의 성장기를 보여준다. 남한의 어른으로 성장한 북한 소년의 흥미롭고 재미난 이야기를, 생존을 위해 탈북했던 청년이 꿈꾸는 통일 이야기를 <아오지까지>를 통해서 만나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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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크리크
앤지 김 지음, 이동교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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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에드거상 등 많은 상을 수상하고 아마존을 비롯한 많은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던 작품<미라클 크리크>를 만나보았다. 이 장편소설은 미국에 이민 온 한국인 가족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 소설의 주요 흐름은 '법정'에서 펼쳐지는 재판 과정이다. 이 소설의 저자 앤지 김은 열한 살에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왔고, 법정 변호사로 일했다. 그리고 2019년 <미라클 그리크>로 소설가로 데뷔했다. 저자의 삶이 소설의 바탕이 된 까닭일까? 사실적인 이야기 전개와 디테일한 심리 묘사가 압권이다. 왜 이 소설이 많은 상을 수상하고 전 세계 20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는지 아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p.505.이 비극의가장 극적이면서 얄궂은 부분이 바로 거기에 잇었다.

그날 일어난 일 전부가 그저 좋은 사람의 단 한번의 실수가 초래한 예기치 못한 결과라는 것.

남편이 내게 거짓말을 시켰다.(p.15) 이 소설의 첫 문장이 보여주듯이 이 작품은 '거짓'이 만들어낸 '침묵'이 가져온 파괴를 담고 있다. 버지니아의 작은 마을 미라클 크리크에 사는 한국 이민자 가족이 주인공이다. 그들을 둘러싼 이들의 가족 간 믿음이 파괴되고, 이웃 간의 믿음도 상실되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박 유, 영 유 그리고 그들의 딸 메리. 그들은 이곳에서 '미라클 서브마린'이라는 고압 산소 치료 시설을 운영한다. 고압산소요법은 고압의 산소를 이용해 자폐, 뇌성마비, 불임 등을 치료하는 일종의 대체의학이다. 헛간에 차려진 시설이었지만 이곳을 찾는 환자가 늘어나던 어느 날 큰 사고가 발생한다. 두 명이 사망하는 비극적인 폭발 사고가 일어난다.

작은 거짓으로만 알았던 폭발의 진실은 정말 엄청난 반전을 품은 채 법정에 선다. 그렇게 소설은 나흘간의 법정의 재판을 챕터로 사용하고 있다. 나흘간의 재판에서 점점 진실과 멀어져 가는 이도 있고, 멀어진 진실 뒤에 숨으려는 이도 있다. 진실에 침묵하고 거짓을 말하는 이도 있다. 그렇게 이야기는 반전이라는 산등성이를 타고 오르락내리락하며 영 유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한다. 열여덟 살이 된 딸 메리의 육체적, 정신적 상처가 안쓰럽고 휠체어에 앉은 박의 처지가 걱정인 '엄마' 영의 이야기가 다른 어떤 이의 이야기보다 더 깊게 와닿은 까닭은 무엇일까? 저자가 마지막에 언급하고 있는 우리 민족의 Han의 정서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일까?

p.509. 그 꽃밭을 바라보며 영은 마음속 절망의 자리를 대체하는 무거우면서도 가벼운 무언가를 느꼈다. 그것은 'Han'이었다. 그것에는 영어로 된 동의어도, 번역할 수 있는 말도 없었다. 그것은 사무치는 슬픔과 회한이었다. 영혼 깊이 스며든 비탄과 그리움이었다. 동시에 그것에는 용수철 같은 회복력과 희망이 있었다.

이 시설을 찾는 이들은 아픈 아이들을 위해 '희생'하는 삶을 선택한 엄마들이다. 그런 엄마들의 이야기여서 영의 이야기가 더욱 흥미로웠나 보다. 그날 사고의 진실로 조금씩 다가갈수록 사고는 방화가 되어버린다. 도대체 어떤 인간이 산소 튜브를 연결한 아이들이 있는데 산소탱크에 연결된 줄에 불을 붙인단 말인가? 방화라면 살인이 된다. 그러고는 한 엄마가 방화용의자가 된다. 하지만 그녀가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거짓 뒤에서 침묵한다. 살인과 방화라는 칙칙하고 무거운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이야기는 따뜻하고 감동적이다.

틀림없이 재판 1일차의 기록부터 흥미를 끄집어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2일차부터는 더욱 바쁘게 돌아가는 재판 모습에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따라가는 것이 벅찰지도 모른다. 바쁘게 영의 뒤를 따라가다 보면 한 가족의 삶을 변화시킨 진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진실에 접근해가는 과정이 이 소설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자폐아를 위해 희생하는 엄마라는 소수 그리고 동양인 이민자라는 소수가 보여주는 섬세한 심리 변화는 스토리에 긴장감을 더해준다. 미라클 서브마린 폭발 사고의 진실을 만나고 싶다면 망설일 필요가 없을 것이다. 만남이 시작되는 그 순간부터 거짓과 진실이 만들어내는 '반전의 반전'이 주는 치명적인 재미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문학동네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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